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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급등에 식어가는 미 부동산
21일(현지시간)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존주택 매매는 전월 대비 3.4% 줄어든 541만건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540만건)와 비슷했지만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8.6% 줄었다. 코로나19 초기인 지난 2020년 6월 이후 거래가 가장 저조했다. 팬데믹 내내 초저금리를 등에 업고 활황세를 보였던 주택시장이 쪼그라드는 건 대출 부담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고공행진에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긴축에 나서면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이 지난 16일 내놓은 수치를 보면, 그 직전 한주간 30년 만기 모기지 평균 금리가 5.78%로 나타났다.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로런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금리의 영향이 아직 (주택시장) 통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모기지 금리 급등에 따른 주택 접근성을 고려할 때 향후 몇 달간 매매가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택거래가 줄고 집값이 급락하면서 소비심리가 악화하는 악순환은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동산이 가라앉는 건 곧 경기 침체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와중에 집값은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NAR에 따르면 5월 거래된 기존주택 중위가격은 40만7600달러(약 5억3000만원)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14.8% 상승했다. NAR이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다만 이는 곧 주택 수요에 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영국 컨설팅기업인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매튜 포인턴 선임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가 6%를 돌파하면 주택 구매 능력이 저해하기 시작한다”며 “내년 중반 즈음이면 미국 부동산 가격이 전년 대비 약 5%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에서 쏟아지는 내년 혹은 내후년 침체 전망과 맞닿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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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요 기업들 일제히 구조조정
대표적인 또다른 기업은 테슬라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룸버그 주최로 열린 카타르 이코노믹포럼에서 “경기 침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석달간 전체 인력의 3.0~3.5%를 감축하겠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최근 내부 이메일을 통해 임원들에게 “10%의 인력 감축이 필요하다”고 지시했는데, 이날 더 자세한 구조조정 계획을 공개한 것이다. 그는 “정해진 급여를 받는 정규직 근로자의 10%를 해고하겠다는 것”이라며 “테슬라는 동시에 (정규직이 아닌) 시간제 근로자 수는 늘릴 것이기 때문에 이번 계획의 영향을 받는 직원은 전체의 3.5%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까운 시일 안에 침체가 올 가능성이 꽤 높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5월 이미 한 차례 정리 해고를 단행했는데, 조만간 추가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야후파이낸스 등은 전했다. 최근 가파른 긴축에 가상자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이미 전체 직원의 18%인 1100명을 해고했다. 이외에 페이팔, 펠로톤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회사들이 잇따라 구조조정 카드를 만지작하고 있다.
얀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제 활동이 급격하게 둔화하더라도 에너지 가격이 추가로 오른다면 연준이 높은 인플레이션에 강하게 대응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추후 2년 내 미국의 침체 가능성을 기존 35%에서 48%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