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 “포탄에 다 죽을 뻔”… 긴박했던 순간, 팀원 목엔 ‘피 뚝뚝’

  • 등록 2022-06-20 오후 2:50:51

    수정 2022-06-20 오후 2:50:51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우크라이나 국제 의용군으로 참전했다가 무릎 부상으로 귀국한 이근 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가 실제 작전 중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국제 의용군으로 참전했다가 무릎 부상으로 귀국한 이근 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가 실제 작전 중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18일 이 전 대위의 유튜브 채널 ‘ROKSEAL’에는 ‘한국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대해 꼭 알아야 할 것’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팀원 중 한 명이 부상으로 피를 흘리는 모습과 차량이 고장나 다른 차로 이동하는 등 긴박한 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부상을 입은 팀원은 후두부에서부터 목까지 혈흔이 낭자했다. 다른 팀원들은 그에게 “어지럽지 않나” “운전할 수 있겠나” “정신은 괜찮은가” 등을 물으며 상태를 확인했다. 이에 해당 팀원은 다른 이들을 안심시키려는 듯 “괜찮다. 조금 긁힌 것뿐”이라며 웃어 보였다.

조수석에서 팀원들을 챙기던 이 전 대위는 이동 중에도 총기를 들고 경계태세를 이어갔다. 이 전 대위는 “지금 속도대로 가자” “뒤에 적이 따라오고 있다” “적 포탄 낙하했다” “앞에 건물 포탄 맞았다” 등을 알리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이때 부상 팀원을 지혈해주던 한 팀원은 “(작전 중) 트럭 뒤쪽이 빗맞았는데 거기서 계속 죽치고 있었으면 우린 다 죽었을 것”이라며 “우리가 운이 좋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이후 이 전 대위는 우크라이나에서 구호 활동 중인 유튜버 송솔나무씨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팀장으로 작전을 이끈 이 전 대위는 “부팀장과 다른 팀의 팀장, 그리고 미국 레인저 출신까지 4명이 함께 정찰 갔는데 도착한 지 얼마 안 돼서 폭격을 당했다”라며 “그때 격납고 같은 곳에 있었는데 대포를 맞아서 천장에 구멍이 뚫리고 바닥에 구멍이 뚫렸다. 몇 초 전까지 그 구멍이 있는 자리에 있었는데, 이동해서 살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거리를 보면 원래 우리는 죽었어야 했다. 보통 포탄이 떨어지면 폭발이 일어나고 충격파도 발생한다”라며 “충격파 때문에 격납고 밖으로 밀려나서 살 수 있었다”라고 했다.

다음날 팀원들과 포탄이 떨어졌던 장소를 다시 찾아갔었다는 이 전 대위는 “(작전 전날) 밤에 비가 왔었다. 비가 오면 땅이 물기를 먹어서 진흙처럼 되지 않나. 폭발이 땅 안에서 일어나서 살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추측했다.

전방십자인대를 다친 것에 대해서는 “괜찮다. 이 정도면 몇 개월 뒤에 회복할 것 같다”면서 “워낙 특수부대 출신들이 다친다. 그런데 우리는 한 번 다쳤다고 평생 이 직업을 계속 못 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 그래서 정신력과 체력으로 보완하면서 치료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행 여권법 26조에 따르면 방문 및 체류가 금지된 국가나 지역으로 허가를 받지 않고 방문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등에 처해질 수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여행경보 4단계 발령에 따른 여행금지 국가로 분류돼 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5일 여권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전 대위를 형사3부(서정식 부장)에 배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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