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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6일 미국 정부로부터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미국 측 문서 사본 21건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21건 문서 가운데에는 1980년 1월 17일 김종필과 리차드 홀부르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 차관보와 통화한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이 자리에서 김종필은 홀부르크 차관보에게 비록 정부 내에는 최규하 대통령을 비롯해 김대중의 복권에 대한 강한 반대 기류가 있지만, 자신은 그의 복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현재의 계엄령이 가능한 빨리 해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최규하 대통령과 같은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날 통화에서 김종필은 최근 북한이 남한의 주요인사 12명에게 서신을 보낸 사실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회신을 필요하지만 신중해야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편지를 보낸 12명에는 김종필 자신을 포함해 신현확 국무총리, 정일권 당시 전 총리 등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2·12사태에도 박정희 시대가 막을 내리고 개헌을 통해 ‘서울의 봄’을 준비하자는 구상을 미 측에 설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1월 1일 김 총재는 개헌을 서둘러 1981년 초에는 정권 인수인계가 이뤄져야 한다는 신년사를 발표한 바 있다.
다만 김종필은 얼마 안 있어 그 해 9월 신군부의 압력으로 정계를 은퇴한 후 미국으로 건너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