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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기업들이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자사주를 사들이고 배당금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지출을 최소화했지만 정반대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미국 기업들은 총 5040억달러(약 57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으로 22년만에 가장 많은 금액이다. 미국 기업들은 배당금도 늘리고 있다. S&P다우존스에 따르면 미 기업들은 1분기 배당액을 연간 환산 규모로 203억달러 늘렸다. 2012년 이후 분기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규제를 완화한 영향도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재 시중 은행들에 대한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 제한 조치를 올해 안으로 해제한다고 밝힌 후 은행권이 자사주 매입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JP모건의 경우 1분기 43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경제가 회복할 것이란 기대가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로리 칼바시나 RBC캐피털마켓 미국주식 수석전략가는 “코로나19 먹구름이 걷히면서 낙관론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며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확대) 전략을 다시 택하는 것은 시기상 자연스럽다”고 분석했다.
최근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로 뉴욕증시가 주춤하는 가운데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전략은 시장을 다시 상승시킬 신호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