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투, 하나UBS자산운용 지분인수 향방은

김정태 회장 검찰수사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 중단
금융위 "검찰수사 결과 나와야 판단할 문제"
업계선 지분인수 관련 회의적인 관측도 나와
  • 등록 2018-01-23 오후 1:52:40

    수정 2018-01-23 오후 5:22:48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인수가 주목받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 인수가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인수가 힘들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하나UBS자산운용 인수는 김정태 회장의 검찰수사로 인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된 상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이사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회장에 김정태 현 회장을 단독 추천했다. 회추위는 전날 김정태 회장과 최범수 전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대표,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과의 심층면접 후 표결로 최종후보를 선정했다. 김 회장은 이사회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앞으로 3년 더 하나금융그룹을 이끌게 된다.

그간 김 회장은 지배구조 문제를 놓고 금융감독 당국과 날선 대립각을 세워왔다. 특히 지난달 20일 금융위원회는 하나금투의 하나UBS자산운용 인수와 관련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하며 압박을 가했다. 금융당국은 김 회장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어 금융지배구조법 시행령에 따라 일단 심사를 중단했으며 관련 문제가 해결되면 심사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지난해 정유라 특혜대출,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 승진 문제와 관련해 김 회장을 검찰에 고소했으며, 검찰이 최근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김 회장의 연임 여부와 관계없이 검찰 수사가 종료될 때까지 심사를 연기한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이 설사 회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회장 재임 당시 일어난 일로 검찰수사가 진행돼 양벌기준에 따라 심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검찰 수사에서 어떤 식으로든 결과가 나오면 이를 반영해 판단할 문제”라며 “검찰 수사의 향방이 중요하기에 수사 상황을 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005년 대한투자신탁을 인수하고 지분 51%를 스위스계 글로벌 금융그룹 UBS에 넘겨 2007년 하나UBS자산운용을 설립했다. 당초 10년간의 제휴관계가 지난해 7월 만료되면서 하나금투는 기존 주주간 계약에 따라 UBS가 보유한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51%를 추가 취득해 100% 자회사로 만들 계획이었다. 하나금투는 하나UBS자산운용의 경영권을 확보한 후 지난 1일부로 사명을 하나자산운용으로 바꾸고 새로 출범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지난달에는 하나UBS자산운용과 글로벌 시장에 상장된 4차산업 관련 기업, 중국 1등주에 투자하는 콜라보 펀드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하나UBS자산운용 인수 심사와 관련해 금융당국을 설득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UBS와 지분 인수에 관해 합의가 완료됐고 계약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인수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김 회장이 지배구조 문제를 두고 금융당국과 얽힌 실타래를 풀어야 하지만 지금같은 스탠스를 유지할 경우 금융당국과의 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수 있어서다. 더구나 금융지주사들을 대상으로 전날부터 지배구조 감사에 들어간 금융감독원이 회장 후보 선출 일정으로 연기했던 하나금융지주에도 회장 선임 절차가 끝나면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어서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과 금융당국과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 수사만 끝나길 마냥 기다리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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