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단계적처리는 인식차 알고 상황 관리하자는 것"

  • 등록 2017-11-23 오전 11:44:05

    수정 2017-11-23 오전 11:44:05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중국이 ‘단계적 처리’를 하라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는 “양국이 인식차이가 있다는 걸 받아들이면서 이 상황을 잘 관리하자는 의미”라고 선을 그었다.

23일 이 정부 관계자는 “단계적 처리에 대해 중국의 표현과 우리가 이해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단계적’이라는 의미가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스텝바이스텝(step by step)이 아니라 ‘현 단계에서(at the current stage)’라는 의미라고 설명을 했다.

이달 13일 리커창 중국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필리핀 마닐라에서 양자 회담을 하던 중 “양국은 최근 단계적으로 사드 문제를 처리하는 데 있어 공동 인식을 달성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왕이 부장 역시 한중 외교장관 정상회담에 앞서 ‘단계적 처리’를 언급하며 “얼마 전 양국은 공동 언론 발표문을 통해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에 대해 일부 합의를 달성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측이 요구하는 ‘단계적 처리’가 첫 단계는 10월 31일 한중 양국이 발표한 공동합의문, 마지막 단계는 사드를 완전 철수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며 사드 배치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이 재차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우리 정부 당국자는 왕이 부장의 ‘일부 합의’ 발언에 대해 “인식의 차이를 관리하자는 데 동의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사드 문제가 일단락된 것으로 이해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이어가자는 입장으로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다“며 기존 우리 입장을 강조했다.

또 전날 왕 부장이 ‘말에는 믿음이 있어야 하고, 행동엔 결과가 있어야 한다(言必信 行必果)’는 중국 관용어구를 들며 한국 측이 계속해서 사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말한 점을 대해 이 정부 관계자는 “양측이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런 걸 직시하면서 서로 적절히 이 상황을 관리해 나가자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에 대해선 “국빈 방문 형식에 합의했다”면서도 “(일정은) 12월 중순이라고만 발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시진핑 국가 주석이 한국에 방문할 가능성을 묻자 문 대통령이 시 주석을 초대했고 중국 역시 노력중이지만 시 주석의 참석이 어려우면 다른 중국 고위급 인사가 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 관계자는 평창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북한에 도발을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해달라고 중국에 요청했는지 묻는 말엔 “우리의 기본 입장은 도발하지 말고 대화로 나오라는 것”이라며 “이는 중국과 함께 대비하는 상황으로 우리 메시지가 전달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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