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리스크가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심각해진 가운데 기후변화 대응에도 ‘골든 타임’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2100년쯤에는 국내총생산(GDP)이 21% 감소할 수 있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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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4일 발표한 ‘기후변화 리스크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기후대응 시나리오별 분석’이라는 보고서에서 “탄소가격 정책에 의한 전환 리스크의 영향은 2050년 전후에 확대됐다가 이후 점차 축소되지만, 기후피해에 의한 물리적 리스크의 영향은 정책대응이 없거나 늦은 경우 2100년에 다가가면서 크게 확대되는 것으로 추정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서는 온도 상승 억제 목표에 따라 △1.5℃ 대응 △2.0℃ 대응 △지연 대응 △무대응 등 4가지 대응경로를 상정했다. 1.5℃ 대응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 이내로 억제될 수 있도록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경로다. 2.0℃ 대응은 이보다 완화된 대응으로,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2℃ 이내로 억제하는 경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2020년 6억톤에서 2050년 1악1000만톤으로 약 80% 감축해야 한다. 지연 대응은 2030년까지 기후대응 정책을 도입하지 않다가 그 이후부터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2℃ 이내로 억제될 수 있도록 하는 경우다. 무대응은 전세계가 별도의 기후대응 정책을 하지 않는 극단적인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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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 한은 지속가능성장연구팀 과장은 기후변화는 △탄소가격 상승 및 친환경 기술발전 등의 전환 리스크 △국내외 온도 상승·강수 피해 증가와 같은 만성 리스크 △자연재해 빈도와 규모 확대로 나타나는 급성 리스크 등으로 국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김 과장은 “전환·만성 리스크는 우리나라 GDP에 장기간에 걸쳐 부정적 영향을 미치나, 기후 대응에 적극적일수록 관련 정책을 조기에 시행할수록 부정적 영향은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우선 전환 리스크의 경우 탄소가격 상승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철강, 화학 등의 산업을 중심으로 생산비용 상승요인으로, 친환경 기술발전은 생산비용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태풍과 홍수 등 극단적인 기후 현상 발생 빈도가 증가하면서 재해 피해의 증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무대응 시나리오 하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21세기 중반 이후 극한강수량(100년에 한번 나타날 수 있는 최대 강수량)이 최대 80% 증가한다. 폭염 일수는 21세기 말까지 70.7일까지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 태풍 피해 예상 금액(99분위 기준)은 무대응 시나리오 하에서 2050년 8조2000억원, 2100년 9조7000억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김 과장은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조기에 강화하는 것이 우리 경제에 장기적으로 유리한 전략”이라며 “온실가스 감축정책 시행 초기에는 정책비용을 수반하지만, 이후 기술발전과 기후피해 축소 등을 유도해 우리 경제의 회복력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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