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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부산 영도구의 한 아파트에서 같이 살던 B(70대)씨를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후 B씨의 시신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2022년 4월 분노조절 장애 치료를 위해 입원 중 같은 병원에 알콜의존증후군으로 입원 중이던 B씨를 처음 만났다.
당시 A씨는 자신보다 나이가 50세가량 많은 B씨를 ‘아빠’라고 부르며 정신적으로 의지했고, B씨가 퇴원 후 같이 살자고 제안하자 A씨는 이를 받아들여 지난해 1월부터 함께 동거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10일 A씨는 평소처럼 술 심부름을 시키며 욕을 하는 B씨에게 달려들어 수차례 폭행했다. 이로 인해 B씨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범행 이후에도 분이 풀리지 않았던 A씨는 숨진 B씨의 시신을 흉기로 찔러 훼손했다.
앞서 A씨와 B씨는 평소 자주 다퉈 112에 서로 신고하기도 했으나 서로의 기초생활수급비 등을 모아 경제공동체로 생활하고 있었기 때문에 계속 동거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어릴 적 새아버지의 학대와 어머니의 방관 속에서 정서적, 신체적 학대를 받아온 A씨는 노숙생활을 하면서도 명의도용 사기를 당하고, B씨와 함께 생활하면서도 부당한 일을 겪었다”면서 “A씨가 겪어온 세상은 보호받은 곳 하나 없는 전쟁터와도 같은 곳이었으며,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또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며 반드시 보호받아야 할 절대적인 가치다. A씨는 피해자를 살해한 것에 그치지 않고 이미 사망한 피해자의 사체를 반복해 흉기로 찌르는 등 분풀이하듯이 추가 범행을 저지르는 등 그 죄책이 무겁다. 여러 측면에서 중형을 통해 A씨를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가 크다”고 밝혔다.
다만 “A씨는 유년 시절부터 부모로부터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성장한 것으로 보이고, 청소년기에 심한 교통사고를 당한 후유증으로 중증 지적장애 및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으며 ‘상세 불명의 조현병’ 진단을 받은 전력도 있다. 이 같은 정신질환이 이 사건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