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조만간 조사 절차를 마무리하는 한편, 공매도 제도 개선에도 조사 내용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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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은 4일 금감원에서 진행한 출입기자단 신년인사회에서 “글로벌 IB에 대한 불법 공매도 전수조사 과정에서 여러 글로벌 IB가 수백억원 규모의 불법 공매도를 저지른 단서를 추가로 확인했다”며 “상당 부분 조사를 진행했고, 조만간 관련 결과를 소상히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0월 공매도 조사 경력자, 영어 능통자, 정보기술(IT) 전문가 등 총 20명을 꾸려 ‘공매도 특별 조사단’을 구성했다. 조사단은 2021년 5월 이후부터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에 있는 주요 글로벌 IB가 진행한 모든 공매도 거래를 검토해오고 있다.
금감원 조사결과 BNP파리바는 2021년 9월부터 약 8개월간 카카오(035720)를 포함한 국내 101개 종목에 대해 400억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를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HSBC는 2021년 8월부터 4개월간 호텔신라(008770)를 비롯한 국내 9개 종목에 대해 160억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한 행위가 적발됐다. 이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이들을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사상 최대 금액인 총 265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불법 공매도 척결하고 제도 개선…자본시장 신뢰 회복”
또한, 수사 인력을 대폭 늘려 불법 공매도가 재발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전날 “검찰과 금융위원회 파견을 포함한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인원을 기존 26명에서 46명으로 증원하고, 불법 공매도 척결과 함께 투자자 피해 확산 방지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특사경은 불법 공매도 관련 수사를 지원하기 위해 검찰에 인력 3명을 파견하는 등 검찰과 금융위 특사경에 총 11명을 오는 9일 파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 원장은 불법 공매도로 무너진 국내 자본시장의 신뢰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시장에 신뢰를 주기 위해서는 개인투자자라든가 기관투자자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감독 당국도 (공매도와) 관련성 높은 해외 금융회사를 상대로 국내 금융시장의 특성이라든가, 해당 금융사가 안고 있는 우려 등을 설명할 수 있는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원장은 “그것이 IR(설명회)의 형태가 됐든 해외 금융감독기구 혹은 투자자를 상대로 하든 연내 국제 사업의 일환으로 준비 중이고, 공매도 조사나 우리 시장의 문제점 등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설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갖고 있다”며 “다만, 아직 계획 단계고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