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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즈존은 영업장 내에서 아동에 대한 안전사고 발생 시 업주가 과도한 책임을 떠안게 된다는 점과 다른 손님의 안전 등의 이유로 운영되기 시작됐다. 노키즈존은 영업주의 자유라는 주장과 어린이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이 대립하는 가운데서도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다. 2018년 376곳이었던 국내 노키즈존은 올해 500여 곳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노키즈존의 정당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불분명하고 대안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키즈존 운영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도 2017년 9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행위”라고 결정해 철회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현재 한국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추이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생은 40만1752명으로 40만 명을 겨우 넘겼고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17년생부터 출산율이 급감하며 사상 처음으로 40만 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의 최근 칼럼은 한국의 출산율이 중세 유럽에서 흑사병이 창궐했을 때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고 올해 3분기 출산율은 0.7명까지 하락한 상태이다.
연구 결과, 노키즈존과 관련된 주요 키워드로 봐 그 대상은 ‘아동’, ‘부모’, ‘어른’, ‘업주’였으며, 관련 장소는 ‘카페’로 나타났다. 의미적인 담론은 ‘차별’, ‘혐오’, ‘사회’와 관련이 있었다. 의미 연결망 분석을 통해 도출해 낸 노키즈존 찬반 갈등에는 “아동을 불편해하거나 다루기 어렵다”고 인식하는 담론과 “어린 시절의 기억에 비추어 볼 때 아동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담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동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부모의 적절한 아동 돌봄이 필요하다”는 담론도 함께 확인됐다.
연구의 주저자인 오수경 씨는 “노키즈존을 계속해서 그대로 두거나 수용한다면 이 현상이 깨진 유리창처럼 작용해 사회구성원 모두가 차별과 편견의 대상이 될 수 있어 우려가 매우 크다”라며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나아가 우리 사회의 통합을 위해서라도 아이들을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아닌 따뜻한 이해와 관용의 대상으로 바라봐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2023년 한국아동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포스터 우수논문상을 받았으며, 한국연구재단 우수등재지인 ‘아동학회지(Korean Journal of Child Studies)(KCI IF= 1.97)’에 지난달 30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