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에 따른 수주절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가 올해 목표 수주액(3사 합산 313억달러)의 30%수준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가 2개월여 밖에 남지 않은 만큼 조선 3사는 막판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모잠비크, 카타르발(發) 대형 프로젝트들이 연이어 나올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작년 수준인 80% 이상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010140)의 현재 수주액은 88억 2000만달러(약 9조 8400억원)로 올해 목표 수주액의 28.2%를 기록했다.
각사별로 보면 지난 9일 유럽 선사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6척(수주액 2조 274억원)을 한꺼번에 수주한 대우조선해양의 약진이 돋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목표 수주액은 72억 1000만달러로 현재 목표 대비 46%(33억달러)를 달성했다. 선종별로는 LNG운반선 6척, LNG-FSU(액화천연가스 저장 및 환적설비) 2척, LNG-FSRU(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 1척, 셔틀탱커 2척, VLCC 2척 등 총 13척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수주 여부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뿐 아니라 LNG운반선에 대한 추가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모나코 선사 ‘스콜피오벌커스’와 지난 7월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한 바 있는 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 수주 규모는 최대 4척(한 척당 2억 9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세계 최대 2만4000TEU급 초대형컨테이너선. (사진=대우조선해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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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올해 목표인 157억달러 대비 29%(45억 2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선종별로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7척, 탱커 3척, 석유화학제품운반(PC)선 36척, LNG선 6척, LPG선 10척, 로팩스(Ro-Pax; 여객과 로로화물을 동시에 운송하는 선박) 1척, 고래관광선 1척, 호위함 1척 등이다.
특히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9월 세계 최초 LNG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1만 4800TEU급)을 싱가포르 선주에게 인도함으로써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어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이 선박에는 1만 2000㎥급 대형 LNG 연료탱크가 탑재돼 있어 1회 충전으로 아시아와 유럽 항로를 왕복 운항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모잠비크, 카타르 등 대형 프로젝트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추가 수주를 예상하고 있다.
| ▲현대삼호중공업이 지난 9월 세계 최초로 건조해 인도한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사진=현대중공업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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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의 현재 수주액은 10억달러로 올해 목표 대비 12% 수준을 나타냈다. 삼성중공업은 셔틀탱커 3척, LNG와 벙커C유를 같이 연료로 쓸 수 있는 DF(dual-fueled) VLCC 2척,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 2척, 수에즈막스(S-Max)급 원유운반선 4척 등 총 11척을 수주한 상태다. 삼성중공업 측은 모잠비크 등 대형 프로젝트 이외에도 단독 협상 중인 프로젝트가 40억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최근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라며 “하반기에는 대형 LNG선과 유조선 등을 중심으로 수주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조선해운시장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계 수주는 총 812만CGT로 작년 같은 기간 수주량인 1747만CGT에 비해 크게 미치고 못하고 있다. 8월 기준 전 세계 수주잔량 또한 2004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인 6919만CGT로 수주 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 VLEC. (사진=삼성중공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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