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봄꽃축제 실종…몰려오는 상춘객은 어쩌나

  • 등록 2020-03-19 오전 10:52:43

    수정 2020-03-19 오전 10:52:43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로 접어들면서 전국에서 4·5월 열리는 봄축제가 잇따라 취소되거나 가을로 연기되고 있다.

벚꽃으로 유명한 자치단체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축제를 취소하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축제는 취소했지만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리면 몰려들 관광객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행사는 행사대로 취소하고 방역, 교통, 노점상 단속 등 행정비용은 행정비용대로 써야 할 상황에 놓였다.

4월 초 예정이던 서울 여의도 봄꽃축제도 전면 취소됐다. 봄꽃축제는 2005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16년째를 맞이한 영등포구의 대표 축제다. 지난해 개최한 봄꽃축제에는 총 520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지방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국내 최대 벚꽃축제인 ‘진해군항제’를 57년 만에 취소한 경남 창원시는 적극적으로 방문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군항제 기간 400만 명이 찾았기 때문에 올해는 적어도 수십만 명이 올 전망이기 때문이다.

경남 양산시 원동마을도 올해 축제를 취소하고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주말과 휴일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안동시도 코로나19의 지역 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 3월 말 개최 예정이던 ‘2020 안동벚꽃축제’를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안동벚꽃축제는 벚꽃 거리 1.5㎞ 길이의 도로변을 따라 형성된 벚꽃 터널에 수령 50년이 넘은 우리나라 고유의 품종인 왕벚꽃 300여 그루가 화려한 꽃을 피워 자연이 선사한 축제로 상춘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사진=연합뉴스)
충남 공주시도 다음 달 계룡산 동학사 인근에서 열릴 예정이던 벚꽃 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 또 갑사 황매화 축제는 다음 달 말에서 5월 초로, 마곡사 신록 축제는 4월에서 6월로, 계룡산 산신제는 4월에서 9월로 연기했다.

전남 광양시는 해마다 100만 명이 찾는 광양매화축제를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열려고 했다가 취소했다. 예년보다는 그 수가 크게 줄었지만, 주말과 휴일이면 활짝 핀 매화를 보려는 상춘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삼삼오오 찾아오고 있다.

보성군은 다음 달 보성 벚꽃축전과 득량보리축제, 5월 보성다향대축제 등 6개 축제를 모두 취소했고 완도군도 다음 달 한 달 동안 예정된 완도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와 5월 장보고 수산물축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전북 익산에서도 서동축제가 5월2일부터 5일까지 열리기로 했으나 최근 하반기로 연기했다. 서동축제는 방문객이 평균 6만 명을 넘고, 경제적 파급 효과도 25억 원을 넘는 등 지역경제 효자로 자리매김한 전북 대표 축제 가운데 하나다.

남원 춘향제 도 잠정 연기됐다. 춘향젱전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코로나19 확산 추이 등을 지켜본 뒤 4월 초 개최일을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제84회 춘향제가 미뤄지면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이후 사상 두 번째 연기다.

정읍 벚꽃축제는 4월4일 개막해 8일까지 개최하기로 했으나 취소했다. 또 벚꽃축제 기간과 연계해 진행되는 정읍예술제와 전북 문화원의 날 행사도 취소됐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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