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 A주가 글로벌 지수인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지수에 편입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MSCI EM지수에 들어갈 중국 대형주에 외국인 자금이 추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이들 업종대비 경쟁력이 낮은 국내 업종에서는 자금 유출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중국보다 높은 경쟁력을 지닌 국내 업종에 투자하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MSCI는 20일(현지시간) ‘2017 연례 시장분류 심사’를 통해 중국 A주를 MSCI EM지수에 편입키로 결정했다. 투자 대상은 후강통·선강통 투자가능기업 222개로 시가총액 5%가 부분 편입된다. 이들 A주 편입은 내년 5월 반기 리뷰와 8월 분기 리뷰 때 진행할 예정이다.
편입대상 종목이 기존 예상인 169개에서 222개로 확대되면서 MSCI EM지수에서 중국 A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0.73%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 증시의 EM지수내 0.2~0.3% 가량 비중 감소로 외국인 자금은 20억달러 안팎이 빠져나갈 수도 있다는 게 증권가 추산이다. 이 정도 자금 유출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MSCI EM지수를 추종하는 자금 가운데 주가지수 흐름에 가까운 종목을 기계적으로 사들이는 패시브 자금(1조6000억달러)에서 유출 수준은 수 천억원대에 그치기 때문이다.
문제는 1조4000억원대에 달하는 액티브 자금의 이동 여부다. 액티브 매니저가 같은 MSCI EM지수내 같은 업종으로 분류되는 중국 A주와 한국기업을 비교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015년 2015년 알리바바 등 중국 ADR의 MSCI 지수 편입 때
네이버(035420)에 대한 피해가 예상되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주 기업이 한국 기업보다 우위인 업종은 자동차·은행·지방은행·건설·음료·식품·제약·항공·운송·유틸리티 등이다”라며 “상업서비스·소비재·정유·소매판매·철강·게임·IT하드웨어·통신 등은 한국 기업이 A주 같은 업종보다 우위”라고 진단했다.
자동차의 경우 상해자동차와 국내 1위 자동차 기업
현대차(005380)를 비교할 수 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상해자동차 이날 현재 시가총액은 약 57조원(약 3400억위안)으로 현대차(약 36조원)를 크게 웃돈다. 과거 3년간 자기자본이익률(ROE)는 상해자동차가 18.1%, 현대차 10.8%다. 은행도 중국 화하은행 지난 3년 ROE는 18.6%에 달하지만 국내에서는
신한지주(055550)가 8.1% 수준이다.
반면 중국 같은 업종보다 우위인 업종은 외국인 자금 유출 압박에도 불구하고 선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질 전망이다. 정유업종에서는 과거 3년
S-OIL(010950)의 ROE(9.0%)가 중국 동종업체를 웃돌았고 소매판매에서도
BGF리테일(027410)의 이익률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철강업종에서도 국내
포스코(005490),
현대제철(004020) 등이 업체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