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혼란이었습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예상대로 하락 출발했던 국내증시. 공포감을 견디지 못하고 매물을 내던진 개인의 매도세에 지수는 말 그대로 폭락세였습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지난 금요일 종가보다 3.82% 내린 1869.52포인트에, 코스닥지수는 6.62% 밀린 462.75포인트에 장을 마쳤습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 중 1800포인트까지 밀리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거래 종목 중 직전 매매거래일의 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목의 가격이 전일종가보다 5% 이상 변동해 1분간 지속되면 발동됩니다. 2009년 1월15일 이후 처음입니다.
직격탄은 코스닥시장이 먼저 맞았습니다. 장 초반 상승전환도 시도했던 코스닥지수는 10% 이상 급락하며 이날 오후 1시10분부터 20분간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매도규모는 7300억원으로 오전장 시간별 평균 매도량의 10배 넘는 물량이 오후장에 쏟아졌습니다.
외국인은 860억원으로 닷새연속 매도우위를 이어갔습니다. 장 중 최대매도물량 2300억원에서는 크게 줄어든 수준이었습니다.
기관은 연기금의 집중 매수로 총 6500억원의 순매수를 보였습니다.
이날 하락세를 주도한 개인들은 대형주들을 집중적으로 팔았습니다.
제조업과 화학, 운송장비, 유통, 전기전자 등 수출, 내수 할것없이 전업종을 개인은 매도로 일관했습니다.
전체업종 가운데서는 증권업종이 6% 이상 빠지며 지수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외환시장도 요동쳤습니다. 1070원대에 머물렀던 달러원 환율은 오후들어 지수가 낙폭을 키우자 1080원대까지 결국 상승하며 마감됐습니다.
증시가 패닉에 빠졌지만 전문가들은 일단 매수도 매도도 판단하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투자심리가 훼손돼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가격메리트에 따른 매수전략조차도 별 의미가 없다는 지적입니다.
이데일리 이주영입니다.
[Q&A]
앵커 :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영향 우려했던대로 컸다
기자 : 장 초반까지만해도 비교적, 우려보다는 잘 견딘다였습니다. 동시호가 상황 1890선 아래까지 밀렸지만 장 초반 1939선까지 낙폭을 줄이기도 했는데요.당시 아시아 시장 개장에 앞서 G7재무장관들이 전화회의를 통해 유동성 등 현재 글로벌 상황 진정을 위해 어떤 조치라도 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 진정을 이끌었습니다. 이때 코스닥지수도 상승전환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오후장들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어버렸습니다.
앵커 : G7에서는 어떤 얘기가 나온 건가
기자 : 선진 7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아시아 증시 개장전 긴급 전화회의를 가졌습니다. 유동성 공급 등 금융시장 안정과 경제성장을 지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행동을 취하겠다는 데 합의를 했습니다. 특히 회의 직후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이 “시장에서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도 주목됐는데요. 미 국채보유 비중이 중국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상황에서 미 국채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표명한 것만으로도 투자심리 안정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는 발언이었습니다.
앵커 : 왜 시장 안정 효과가 다소 일시적이었나?
기자 : 반가운 소식이긴 하지만 뻔한 답이었다는 인식으로 해석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대책들이 나오기 까지 시간도 걸리고 또 매번 경제위기 때마다 유동성 공급으로 해답을 찾는 것이 길게는 궁극적인 문제해결 방법이 아니라는 인식도 작용한 것입니다. 몹시 냉랭해진 투자심리를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앵커 : 수급도 상당히 부담 아닌가.
기자 : 순차적으로 보면, 장 초반에는 외국인. 이후 오후장 혼란을 가져온 것은 개인이었습니다.
먼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5일 연속팔고 있는데요, 이탈리아 재정위기 확산이 고조되며 2% 이상 밀렸던 지난달 12일 이후 단 이틀을 제외하고 외국인은 연일 매도우위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동안 하루평균 19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한 건데요./ 아쉽게도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 매도는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 오늘의 패닉은 개인 매도 때문 아닌가
기자 : 그렇습니다. 시간대별 매도물량도 오후들어 오전보다 10배나 들었습니다.
앵커 : 결국 유가증권시장 매도 사이드카, 코스닥시장이 이에 앞서 서킷브레이커 발동됐죠?
기자 : 먼저 유가증권시장 매도 사이드카. 2009년 1월15일 이후 처음입니다. 코스피200선물거래 종목 중에 이전 즉 지난 금요일장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목의 가격이 종가와 지금 가격과 비교해 5% 이상 급변동해 1분간 지속될 때 발동하는데요. 이후 프로그램 매수,. 매도호가가 5분간 정지됩니다.
앵커 : 코스닥시장에서도 서킷브레이커 발동됐죠?
기자 : 유가증권시장 사이드카에 앞서 오늘 오후1시10분 코스닥지수가 지난 금요일 종가보다 무려 10.41%나 빠지면서 서킷브레이커가 걸렸습니다.
지수 하락폭이 10% 이상인 상태에서 1분간 지속될 때 발동합니다. 이후 20분간 거래는 중단됩니다. 코스닥시장 서킷브레이커 적용은 2008년 10월24일 이후 2년 10개월만에 처음입니다.
5번째 였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건 3번 있었습니다. IT버블 붕괴당시인 2000년 4월에 11% 하락, 이후 같은 해 9월, 또 2001년 9,11테러 다음날 12% 하락하며 3번의 서킷브레이커가 있었습니다.
앵커 : 오늘 신저가가와 하한가 종목도 상당히 많았다.
52주 신저가 종목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37개. 코스닥시장에서 331개 총 568종목이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른 종목 70개. 800개 이상종목이 반면 하락했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오른 종목 80개. 내린 종목이 900개가 훨씬 넘었습니다.
앵커 : 오늘 강세 종목들은 어떤것들인가?
기자 : 테마거나 지극히 개별재료가 있었던 종목들 이었습니다. 한나라당이 전면 무상교육 대상을 확대 추진할 거란 소식에 저출산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고. M&A나 공급계약소식이 있었던 종목들도 일부 강세였습니다.
최근 주목을 받았던 게임주. 초반 일제히 강세였는데. 엠게임 상한가. 반면 액토즈소프트는 하한가로 마감하며 극명히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 해외주변증시 반응은?
기자 : 주변 아시아 증시도 동반하락이었습니다.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도 장 중 2500선이 밀리며 4% 전후로한 하락세를 장 내내 이어갔습니다. 홍콩, 대만, 일본증시는 2~3%대 하락이었습니다. 특히 미 국채 최대 보유국으로서 중국이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의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란 지적들이 나오며 중국증시 부담을 부추겼습니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중국 외환보유고의 3분의 2가 달러인데. 가치하락으로 최소 1조1000억 달러, 우리나라돈으로 약 1170조원의 채권값 하락에 따른 손실을 보게 될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인식한 듯 오늘 중국정부는 국영언론인 신화통신을 통해 “미국은 부채에 대한 중독을 스스로 치료해야한다” 며 “형평껏 살아라”라고 지적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