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가 공포를 부른다..국내증시 '대혼란의 날'[TV]

  • 등록 2011-08-08 오후 6:57:13

    수정 2011-08-08 오후 6:57:13

[이데일리 이주영 기자] 지난주 블랙프라이데이에 이어 또 다시 블랙먼데이입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소식을 안고 불안감에 출발했던 오늘 국내증시가 개인 투매부담에 코스피가 사이드카, 코스닥시장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이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대혼란이었습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예상대로 하락 출발했던 국내증시. 공포감을 견디지 못하고 매물을 내던진 개인의 매도세에 지수는 말 그대로 폭락세였습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지난 금요일 종가보다 3.82% 내린 1869.52포인트에, 코스닥지수는 6.62% 밀린 462.75포인트에 장을 마쳤습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 중 1800포인트까지 밀리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거래 종목 중 직전 매매거래일의 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목의 가격이 전일종가보다 5% 이상 변동해 1분간 지속되면 발동됩니다. 2009년 1월15일 이후 처음입니다.

직격탄은 코스닥시장이 먼저 맞았습니다. 장 초반 상승전환도 시도했던 코스닥지수는 10% 이상 급락하며 이날 오후 1시10분부터 20분간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매도규모는 7300억원으로 오전장 시간별 평균 매도량의 10배 넘는 물량이 오후장에 쏟아졌습니다.

외국인은 860억원으로 닷새연속 매도우위를 이어갔습니다. 장 중 최대매도물량 2300억원에서는 크게 줄어든 수준이었습니다.

기관은 연기금의 집중 매수로 총 6500억원의 순매수를 보였습니다.

이날 하락세를 주도한 개인들은 대형주들을 집중적으로 팔았습니다.

제조업과 화학, 운송장비, 유통, 전기전자 등 수출, 내수 할것없이 전업종을 개인은 매도로 일관했습니다.

전체업종 가운데서는 증권업종이 6% 이상 빠지며 지수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외환시장도 요동쳤습니다. 1070원대에 머물렀던 달러원 환율은 오후들어 지수가 낙폭을 키우자 1080원대까지 결국 상승하며 마감됐습니다.

증시가 패닉에 빠졌지만 전문가들은 일단 매수도 매도도 판단하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투자심리가 훼손돼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가격메리트에 따른 매수전략조차도 별 의미가 없다는 지적입니다.

이로 인해 지수 하단도 다시 1700선대로 낮춰졌습니다. 이날 장 중 급락으로 1800선까지 밀림을 본 만큼 1700선 중반까지 마음준비를 해야 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이데일리 이주영입니다.

[Q&A]

앵커 :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영향 우려했던대로 컸다

기자 : 장 초반까지만해도 비교적, 우려보다는 잘 견딘다였습니다. 동시호가 상황 1890선 아래까지 밀렸지만 장 초반 1939선까지 낙폭을 줄이기도 했는데요.당시 아시아 시장 개장에 앞서 G7재무장관들이 전화회의를 통해 유동성 등 현재 글로벌 상황 진정을 위해 어떤 조치라도 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 진정을 이끌었습니다. 이때 코스닥지수도 상승전환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오후장들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어버렸습니다.

앵커 : G7에서는 어떤 얘기가 나온 건가

기자 : 선진 7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아시아 증시 개장전 긴급 전화회의를 가졌습니다. 유동성 공급 등 금융시장 안정과 경제성장을 지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행동을 취하겠다는 데 합의를 했습니다. 특히 회의 직후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이 “시장에서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도 주목됐는데요. 미 국채보유 비중이 중국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상황에서 미 국채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표명한 것만으로도 투자심리 안정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는 발언이었습니다.

앵커 : 왜 시장 안정 효과가 다소 일시적이었나?

기자 : 반가운 소식이긴 하지만 뻔한 답이었다는 인식으로 해석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대책들이 나오기 까지 시간도 걸리고 또 매번 경제위기 때마다 유동성 공급으로 해답을 찾는 것이 길게는 궁극적인 문제해결 방법이 아니라는 인식도 작용한 것입니다. 몹시 냉랭해진 투자심리를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앵커 : 수급도 상당히 부담 아닌가.

기자 : 순차적으로 보면, 장 초반에는 외국인. 이후 오후장 혼란을 가져온 것은 개인이었습니다.

먼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5일 연속팔고 있는데요, 이탈리아 재정위기 확산이 고조되며 2% 이상 밀렸던 지난달 12일 이후 단 이틀을 제외하고 외국인은 연일 매도우위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동안 하루평균 19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한 건데요./ 아쉽게도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 매도는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 오늘의 패닉은 개인 매도 때문 아닌가

기자 : 그렇습니다. 시간대별 매도물량도 오후들어 오전보다 10배나 들었습니다.

개인 투매를 이끄는 근본 이유는 로스컷. 즉 손절매라고 시장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주로 자산운용사들이 됩니다. 고객과의 계약 규정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손실이 나면 이 자산운용사들이 로스컷에 나서야합니다. 이 물량이 지수를 하락으로 이끌고, 다시 개인의 투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앵커 : 결국 유가증권시장 매도 사이드카, 코스닥시장이 이에 앞서 서킷브레이커 발동됐죠?

기자 : 먼저 유가증권시장 매도 사이드카. 2009년 1월15일 이후 처음입니다. 코스피200선물거래 종목 중에 이전 즉 지난 금요일장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목의 가격이 종가와 지금 가격과 비교해 5% 이상 급변동해 1분간 지속될 때 발동하는데요. 이후 프로그램 매수,. 매도호가가 5분간 정지됩니다.

앵커 : 코스닥시장에서도 서킷브레이커 발동됐죠?

기자 : 유가증권시장 사이드카에 앞서 오늘 오후1시10분 코스닥지수가 지난 금요일 종가보다 무려 10.41%나 빠지면서 서킷브레이커가 걸렸습니다.

지수 하락폭이 10% 이상인 상태에서 1분간 지속될 때 발동합니다. 이후 20분간 거래는 중단됩니다. 코스닥시장 서킷브레이커 적용은 2008년 10월24일 이후 2년 10개월만에 처음입니다.

5번째 였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건 3번 있었습니다. IT버블 붕괴당시인 2000년 4월에 11% 하락, 이후 같은 해 9월, 또 2001년 9,11테러 다음날 12% 하락하며 3번의 서킷브레이커가 있었습니다.

앵커 : 오늘 신저가가와 하한가 종목도 상당히 많았다.

52주 신저가 종목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37개. 코스닥시장에서 331개 총 568종목이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른 종목 70개. 800개 이상종목이 반면 하락했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오른 종목 80개. 내린 종목이 900개가 훨씬 넘었습니다.

앵커 : 오늘 강세 종목들은 어떤것들인가?

기자 : 테마거나 지극히 개별재료가 있었던 종목들 이었습니다. 한나라당이 전면 무상교육 대상을 확대 추진할 거란 소식에 저출산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고. M&A나 공급계약소식이 있었던 종목들도 일부 강세였습니다.

최근 주목을 받았던 게임주. 초반 일제히 강세였는데. 엠게임 상한가. 반면 액토즈소프트는 하한가로 마감하며 극명히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 해외주변증시 반응은?

기자 : 주변 아시아 증시도 동반하락이었습니다.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도 장 중 2500선이 밀리며 4% 전후로한 하락세를 장 내내 이어갔습니다. 홍콩, 대만, 일본증시는 2~3%대 하락이었습니다. 특히 미 국채 최대 보유국으로서 중국이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의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란 지적들이 나오며 중국증시 부담을 부추겼습니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중국 외환보유고의 3분의 2가 달러인데. 가치하락으로 최소 1조1000억 달러, 우리나라돈으로 약 1170조원의 채권값 하락에 따른 손실을 보게 될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인식한 듯 오늘 중국정부는 국영언론인 신화통신을 통해 “미국은 부채에 대한 중독을 스스로 치료해야한다” 며 “형평껏 살아라”라고 지적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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