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24일 공개한 KBS 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2월 ‘더유닛’ 최종회가 진행될 당시 제작진 중 프리랜서 작가가 문자투표 대행업체로부터 받은 사전 온라인 점수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의 점수를 뒤바꿔 입력했다. 이로 인해 최종회에 출연한 남자 참가자 18명 중 15명, 여성 참가자 18명 중 13명의 사전 온라인 점수가 실제와 다르게 입력됐다.
‘더유닛’은 2017년 10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방영한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데뷔 경력이 있는 아이돌 126명이 참가자로 나섰고 최종 결과 남녀 각 9명씩 총 18명이 프로젝트 그룹 멤버로 선발돼 활동을 펼쳤다. 감사원에 따르면 점수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탈락자가 되어야 할 남자 참가자 2명과 여자 참가자 1명 등 총 3명이 합격자로 뒤바뀌어 그룹 멤버로 발탁됐다.
감사원은 “KBS는 생방송 제작, 방영 과정에 대한 관리 감독 소홀로 실제와 다른 최종순위가 방영되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생방송 방영 이후 내부적으로 생산한 문서 간에도 참가자별 사전 온라인 점수의 일치 여부를 제대로 검토·확인하지 않음으로써 사전 온라인 점수가 실제와 다르게 입력·반영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도 일실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감사원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KBS가 적자예산 편성 시 대외여론 등이 부담된다는 이유로 객관적인 근거 없이 방송광고 수입 등 수입예산을 실제보다 과다하게 산정·편성했다고 지적했다. 종합편성채널의 확대 및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비롯한 등 신규 플랫폼 출현 등으로 인해 방송광고 수입이 급감하고 있음에도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감사원은 KBS가 경영상황 악화에도 총 정원을 과다하게 획정·운영하고 과도한 승진인사 등으로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켰다며 합리적인 인력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KBS 사업손실은 2018년 585억 원에서 2019년 759억 원으로 늘었다.
KBS의 징계 관련 제도와 관련해서는 사장의 직권 재심의 명령에 대한 구체적 요건이 없고 징계위가 대부분 내부위원으로 구성되는 등 징계위 운영의 객관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며 합리적인 인력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