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벨리아니즘' 빛을 발해..시골마을 소녀에서 최장수 여성총리

강인, 단호한 이미지..대처 총리 비교
但 노조, 사회적 약자 챙겨..따뜻한 엄마 리더십
  • 등록 2013-09-23 오후 5:25:33

    수정 2013-09-23 오후 5:25:33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메르켈벨리아니즘(Merkelvellianism: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정치력)’이 빛을 발했다.

시골마을 목사의 딸인 앙겔라 메르켈(59) 독일 총리가 최장수 여성 총리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22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총선에서 3선 연임에 성공한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05년 최초의 여성 총리, 동독 출신의 첫 통일독일 총리, 전후 최연소 총리라는 기록에 이어 새로운 타이틀을 달았다. 이번 승리로 그는 2017년까지 4년 더 총리직을 수행하게 됐다.

그는 ‘조용한 카리스마’로 지난 8년 집권 동안 세계금융위기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를 무난히 넘기면서 무게와 안정감, 냉철함을 갖춘 국가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매년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 명단에서 2010년 미국 영부인 미셸 오바마에게 1위 자리를 한 차례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2006년부터 줄곧 1위를 지키고 있다.

1954년 옛 서독지역인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공산국가였던 구 동독 브란덴부르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통일 전까지 궁핍한 생활을 한다.

과학과 어학에 관심이 많았던 메르켈 총리는 라이프치히 대학 물리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마친다. 전 남편이었던 울리히 메르켈은 물리학자, 재혼한 현재 남편 요하힘 자우어도 화학과 교수다.

과학자로 출발한 메르켈 총리는 장관직을 거쳐 2000년 4월 보수당인 기독민주당의 첫 여성 당수가 되며 세계적 정치인으로 발돋움한다. 특히 그는 특유의 강인한 모습 때문에 ‘철(鐵)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와 비교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레프지니어스)
대표적인 사례는 헬무트 콜 전 총리가 비자금 스캔들에 휘말리자 공개적으로 콜 전 총리의 정계 은퇴를 요구한 일이다. 콜 전 총리는 메르켈 을 ‘정치적 양녀(養女)’로 부를 정도로 둘의 관계는 끈끈했다.

또 유로존 위기 때 남유럽 국가에 대한 재정 지원에 단호한 입장을 보여 긴축재정을 압박받는 국가들이 그를 ‘히틀러’로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타협 없이 밀어붙이는 대처 전 총리와는 다르게 화합과 포용력을 갖춘 ‘엄마 리더십’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노조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무절제한 자본주의를 경계하며 시장주의를 지향하는 ‘따뜻한 보수주의자’의 면모를 갖고 있다.

고전음악팬인 그는 오페라 축제에 자주 참석하며 휴가 때는 알프스 산중에서 하이킹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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