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디지털 감사 기술’ 도입 활성화 나선다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금융감독원이 디지털 감사 기술 도입을 활성화하고자 회계 감사기준을 개정하고 감사 데이터 표준화하는 작업에 나선다. 초기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회계법인 간 격차를 완화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지원방안도 마련한다. 또 피감사기업의 인식 제고와 관심 확대를 유도하는 데도 힘을 쏟기로 했다.

금감원은 23일 ‘디지털 감사 기술 도입 지원 태스크포스(T/F) 운영 결과를 발표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주요 추진과제로 △디지털 감사 활용 근거·품질관리 절차 명확화 △표준 감사 시간 반영 검토 △회계법인 간 격차 완화와 전문인력 양성 △감사 데이터 표준화 △피감사기업 등 인식 제고 등을 꼽았다.

(표=금융감독원)

앞서 금감원은 IT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감사 기술 도입을 활성화해 회계감사의 효과성·효율성을 높이고자 지난해 11월부터 업계·학계 전문가 등과 함께 ‘디지털 감사 기술 도입 지원 T/F’를 운영하며 디지털 감사 기술 활용 현황과 주요 감독 이슈,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관련 추진과제를 도출했다.

금감원은 우선 회계 감사기준과 품질관리 기준을 개정한다. 현행 국내 회계 감사기준과 품질관리 기준에 디지털 감사 기술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디지털 감사 활용 근거와 프로그램의 신뢰성 검증·데이터 보안 등 품질관리 절차가 불명확해서다. 디지털 감사 기술의 활용 근거와 회계법인의 품질관리 절차를 명확화하고 실무에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현행 표준 감사 시간은 디지털 감사 기술 활용에 따른 감사 시간 변동 효과를 별도의 요인으로 반영할 수 없어 디지털 감사 기술에 대한 투자유인이 낮아질 수 있다며 디지털 감사 효과의 표준 감사 시간 반영 여부와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관련 영향에 대한 실증 데이터 확보방안 등도 검토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회계법인 간 격차 완화와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지원에도 나선다. 디지털 감사 활성화를 위해선 회계법인의 초기 시스템 구축과 관련 전문인력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회계법인 규모별 자금 여력과 관심도 차이 등으로 디지털 감사 기술 도입 수준이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내부 교육 등에 큰 차이가 있으리라고 전망되면서다.

금감원은 초기 투자 부담 경감을 위한 지원방안 마련을 추진하고, 박람회 개최 등을 통해 중소형 회계법인의 디지털 감사에 대한 접근성·관심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선 회계법인의 품질관리 수준 평가 시 IT 교육실적을 반영하고,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교육과정을 확대·개편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아울러 디지털 감사 기술을 효과·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감사 데이터 표준화 작업도 벌이는 동시에 한국상장회사협의회·코스닥협회의 기업 대상 정기 설명회·세미나 등에서 디지털 감사를 소개하고 디지털 감사 활용 사례 등을 작성·배포하기로도 했다. 디지털 감사 활용 사항을 감사보고서 첨부서류에 기재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금감원은 기관별 과제가 일정에 맞춰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현안 사항을 공유하는 등 의사소통과 협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양한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통해 도출된 과제를 추진함으로써 디지털 감사 활용 관련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기업·회계법인의 인식을 높여 디지털 감사가 활성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