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지난해, 설 연휴를 앞둔 1월 20일 오후 9시 40분쯤, ‘떡이 목에 걸려 숨을 못쉰다’는 내용의 신고가 119로 접수됐다. 집에서 인절미를 먹던 70대 남성이 기도 막힘으로 쓰러졌다는 신고였고, 119신고접수요원은 영상통화를 통해 70대 남성의 보호자인 그의 아내와 딸에게 기도폐쇄 응급처치법(하임리히법)을 지도했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는 응급처치 후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했고 다행히 환자는 의식을 되찾았다.
| 그래픽=소방청. |
|
최근 5년 간 떡이나 음식 등으로 인한 기도 막힘 사고로 119가 출동한 건수가 총 1290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220여명이 병원으로 이송된 가운데 설 연휴 기간엔 하루 한 명 꼴로 이송 환자가 나왔다.
소방청은 5일 이 같은 통계를 공개하며 설 연휴를 앞두고 떡 등 음식물로 인한 기도 막힘 사고를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소방청 구급 통계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떡·음식 등으로 인한 기도 막힘 사고로 119 구급 대원이 출동한 건수는 총 1290건이었다. 이송 인원은 1104명으로 연평균 220.8명이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심정지 인원은 415명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고령층이 921명으로 전체의 83.4%를 차지했다.
지난 5년의 설 연휴 기간 동안 떡·음식으로 인한 기도 막힘 사고로 이송한 인원은 25명이었으며, 이는 연평균 연휴 기간 하루 한 명 꼴로 이송 환자가 발생한 셈이다. 이송 환자는 모두 40대 이상으로, 60세 이상이 전체의 84%를 차지했다.
소방청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평소 기도폐쇄 응급처치법인 ‘하임리히법’을 익혀 두고, 기도 막힘 증상으로 호흡곤란 등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응급처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임리히법은 기도 막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를 뒤에서 감싸 안고, 명치끝과 배꼽 사이를 주먹을 쥔 채 힘껏 밀어 기도에 걸린 이물을 배출하는 응급처치법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영유아의 경우 비닐이나 건전지 등으로 인한 기도 이물 사고가 많은 반면, 떡이나 음식물로 인한 기도 막힘은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설 연휴 기간 급하게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과식으로 인한 사고 예방을 위해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 표=소방청.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