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금리'에 영국 집값, 금융위기 이후 최대 하락

7월 주택 가격, 1년 전보다 4%↓
6~7%대 고금리에 주택수요 위축
  • 등록 2023-08-02 오후 3:20:19

    수정 2023-08-02 오후 3:20:19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고공행진하는 금리에 영국 집값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영국 런던의 주택가. (사진=AFP)


영국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 전문회사 네이션와이드는 지난달 영국의 주택 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하락했다고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7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영국 집값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1년여 만에 평균 가격이 27만3000파운드(약 4억5000만원)에서 26만파운드(약 4억3000만원)으로 5% 하락했다.

영국 온라인매체 인디펜던트는 영국 주택 시장이 위축된 요인으로 높아진 모기지 금리를 들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기준금리는 2021년 말만 해도 0.10%였지만 현재는 5.00%까지 올랐다. 이에 모기지 금리도 2년 고정금리 대출 기준 연(年) 6.85%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주택 수요가 감소한다. 실제 지난 6월 영국의 주택 매매 건수는 약 8만6000건으로 전년 동원(약 10만건)보다 10% 이상 줄었다.

영국부동산소비자협회의 창립자는 조너선 로랑은 “1년 전에 10만파운드를 빌릴 수 있었다면 이젠 금리가 올라 8만파운드 밖에 빌리지 못할 것”이라며 “코로나 이후 호황이 끝났고 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집값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영국의 집값 하락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브리엘라 디킨스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주택 시장 수급이 균형을 되찾으려면 집값이 정점 대비 8%는 하락해야 할 것이라고 BBC에 말했다. 지난 3월 영국 예산책임청도 올해와 내년에 걸쳐 주택 가격이 10%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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