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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갤럭시S8에 들어가는 인공지능 빅스비(Bixby)에 관심이 많은데, 빅스비라는 이름을 지은 배경이 있나. 아마존의 ‘알렉사’나 구글의 ‘구글 홈’과 비교하면 어떤 차이가 있나.
▲빅스비라는 이름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약 1000명의 외국인들에게 공모를 했다. 빅스비는 일단 남성과 여성을 모두 커버하는 중성적 이름이다. 성차별이 없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예쁜 다리 이름도 빅스비다. 어느 외신 보도를 보면 알파벳 X 다음에 모음이 나와야 한고 했다던, 그건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알파벳에서 가장 쉽게 음성 인식되는 알파벳이 X다. 동양에서도 V 발음 대신 B가 편하고 좋다. 어느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명칭이다.
아마존의 알렉사는 많은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한 검색에 집중한다. 미국의 몇대 대통령이 누구냐, 이런 식이다. 삼성의 빅스비는 좀 다르다.
사진을 찍어서 이영희 부사장(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팀장)한테 보낸다고 하자. 사진 앱을 구동해서 사진을 찍고 갤러리를 열어서 사진이 잘 나왔는지 확인하고 보정한 뒤 카카오톡이나 메시지나 메일 앱을 열어서 전송해야 한다. 보통 5~6단계가 들어간다. 빅스비는 삼성 갤럭시폰에 담고 있는 기본 앱들. 연락처, 갤러리, 메시지 앱 등을 음성을 통해 한꺼번에 연결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S보이스는 ‘누구에게 전화 걸어’. ‘뭘 찾아봐’ 처럼 동작 하나로 끝났다. 빅스비는 스마트폰을 통해 내리는 명령 여러개를 묶어서 명령어 한 문장에 담을 수 있다. 또 모든 명령을 보이스 기술로 연결하되, 사용자가 어느 단계에서든 기존의 터치 방식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한 멀티모드 인터페이스다. 또 많이 사용할수록 사용 경험이 저장되고 응용되는 딥러닝 개념이 접목돼 있다.
하지만 상용화를 제대로 하려면 지금부터 한 달 넘게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빨리하고 싶지만, 덜 익은 상태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보다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 그래서 갤럭시S8 출시와 동시에 빅스비를 시작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제대로 만들어서 하겠다.
출장 나오기 전에 한국어 버전으로 평가도 해보고 왔는데, 그동안 5~6년동안 고생한 보람은 있을 거 같다. 이게 걸음마 단계고 시작이다. 지향은 오래 꿈꾸고 있던 방향으로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은 맞는 것 같다.
다만 사투리나 발음의 억양이 다른 것으로 어디까지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이런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 물론 딥러닝 개념이 적용돼 시간이 지나면 인식률이 높아지겠지만, 초기부터 90% 수준으로 끌어올리느라 시간이 좀 걸린다.
현재 한국어 버전이 가장 앞서 있기 때문에 욕심을 내면, 출시와 동시에 도전할 수 있지만, 아직 결정은 못했다. 조금 시간을 주면 좋겠다.
-빅스비의 생태계도 중요한 문제인데, 제3자 제휴 방안은.
▲휴대폰에 탑재된 여러 앱을 연결하는 문제, 예를 들어 삼성의 앱은 아니지만 카카오톡 등을 연결하는 건 현재 자체 기술로도 가능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비브랩스를 작년에 인수했다. 비브랩스는 제3자 앱을 연결해주는 데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