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엿보기]수입차의 마지막 공장 'PDI 센터'

푸조·시트로엥 수입원 한불모터스 PDI센터 가보니
  • 등록 2013-06-24 오후 5:57:35

    수정 2013-06-24 오후 6:12:44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수입자동차는 보통 배를 타고 한국에 들어온다. 유럽을 기준으로 짧게는 40여 일, 보통 2개여 월을 바다 위에서 머문다. 수입차 대부분을 수용하고 있는 평택항에는 월 5~6회 가량 전 세계 수입차가 도착한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를 만나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할 곳이 있다. 오랜 여행을 했던 만큼 최종 점검이 필요하다.

수입차가 소비자로 넘어가는 직전 마지막 공정은 PDI(pre-delivery inspection)센터에서 이뤄진다. ‘(소비자) 전달에 앞선 검사’란 뜻이다.

푸조·시트로엥을 국내에 수입하는 한불모터스는 지난 2008년부터 경기도 화성에 직영 PDI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평택항 인근이면서 서울에서 약 한시간 걸리는 중간지점이다. 다른 브랜드는 대부분 인천·평택 등에 위치한 전문 위탁 업체에 PDI 작업을 맡긴다.

한불모터스 PDI센터는 3만4000㎡ 면적에 4층 건물로 이뤄졌다. 최대 저장 가능대수는 1000대며, 하루 최대 100대의 차량을 출고할 수 있다. 푸조·시트로엥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이 약 2700대이기 때문에 처리 능력은 여유가 있다.
한불모터스 화성 PDI 센터 모습. 하루 최대 100대의 차량을 출고할 수 있다. 한불모터스 제공
한불모터스 화성 PDI 센터에서 출고대기 중인 푸조·시트로엥 차량 모습. 실내외 주요 면은 모두 커버로 씌워져 있다.
PDI센터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왁스 제거다. 현장에선 ‘세차’나 ‘디왁싱(dewaxing)’이라고 부른다. 현지 수출용 차는 약 5㎜ 두께의 왁스를 덧입히는 게 보통이다. 먼지와 염분, 습기를 동반한 바닷바람 때문에 차량에 이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롤스로이스·벤틀리 같은 최고급 차량은 왁싱 대신 차량 전체를 백으로 뒤덮는 것으로 알려졌다.

왁스 제거가 끝나면 세차-건조-기능·인테리어·외관 점검을 거쳐 외부에 광을 내는 폴리싱(Polishing) 작업을 한다. 접이식 미러 등 일부 옵션도 이곳에서 장착하고 관련 전자제어장치(ECU) 프로그래밍도 다시 세팅한다. 최근에는 현지 공장에서 해 오는 추세지만 적잖은 차량의 내장 내비게이션도 이곳에서 부착하거나 한글화 작업을 거치게 된다. 모든 작업이 끝나고 최종 점검까지는 약 3일이 걸린다.

예상치 않은 오랜 재고가 생겼을 때도 PDI센터에 머물게 된다. 주기적으로 배터리를 점검하고 약 2개월마다 주차장을 돌며 브레이크 디스크의 녹을 방지한다. 철저히 관리는 되지만 재고기간은 짧을수록 제조사나 소비자 모두 좋다.

배를 타고 오는 과정에서 사고나 불량도 생긴다. 태풍을 만나 차체 자체가 파손되는 일도 있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를 대비해 재보험도 들어 놓는다. 그런 결함 차량도 PDI센터에서 걸러진다. 이곳에서 100% 수리할 수 있으면 일반 소비자에 판매되고, 그렇지 못하면 수리해 별도 딜러에게 경매로 넘겨진다.

한불모터스 PDI센터 관계자는 “지난 2008년 설립 이래 단 1대의 차량만이 PDI 과정에서 불량으로 센터에 돌아왔다”면서 “불량확률은 1만분의 1 미만으로 결함발생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코팅을 벗겨내는 디왁싱 작업모습. 형광등을 비춰 작업자가 미세한 흠집도 찾아낼 수 있도록 한다. 한불모터스 제공
프로그램 세팅 작업. 내비게이션이나 접이식 미러 등을 교체했을 땐 그에 맞춘 전자제어장치(ECU) 재프로그래밍을 해야 한다. 한불모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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