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中企 "30년 거래해도 금리 우대 없다"

중소 수출·투자기업 금융애로 현장점검 르포
"만기연장시 늘 금리 오른다..자금지원 절실"
  • 등록 2012-08-16 오후 5:22:19

    수정 2012-08-16 오후 5:22:19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스물 일곱에 사업을 시작해서 이제 30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수십년 거래한 은행에서조차 대출 만기 연장 때는 늘 금리를 올리는게 현실입니다. 국가를 위해 수출하는 중소기업들을 한 번만 생각해서 밀착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16일 인천 부평구 구산동 한국폴리텍Ⅱ 대학 남인천 캠퍼스 내 강당은 인천 한국수출산업단지에 속해 있는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로 북적였다. 금융위원회가 마련한 수출·투자 금융애로 현장점검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먼 길을 마다 않고 한걸음에 달려온 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각종 건의사항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인쇄회로기판을 제조해 수출하는 유노테크(주)의 김만호 사장은 간담회에 참석한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정책금융기관장, 시중은행 기업여신 담당자들에게 작심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오래 거래한 금융기관이라면 대출금리를 조정할때 기업의 입장에서도 한번 생각해줘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만기연장 때마다 은행들은 늘 금리를 올리는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금융기관을 향해 “수출 중소기업 직원들은 턱없이 적은 연봉을 받고도 국가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일한다”며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중소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대다수 중소수출업체들은 대출금리 인하를 위해 은행창구에서 상담시스템이 개선되기를 희망했다. 정부에서 수많은 중소기업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막상 정확한 정보를 구하지 못해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타이어 및 재생베터리를 생산하는 (주)주원리테크 임창범 사장은 “자동차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라이센스를 우리나라에서 1호로 가지고 있지만, 정부기관에선 이 부분에 대한 정보가 없어 자금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기관에서 컨설팅을 받아봐도 수박 겉핥기식으로 끝나 큰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엔진부품을 생산하는 쓰리에이클라이젠(주)의 맹익재 사장은 “금융기관 일선 지점에서는 자금지원에 대해 협조적이지만 막상 본점으로 가면 진행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며 “주말에도 상담받을 수 있는 창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관장들은 중소기업 CEO들의 질의에 즉각적으로 대응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최근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연 12%에서 연 10.5%로 낮췄다”며 “은행 수익이 줄어드는 한이 있어도 도와드릴 수 있는 만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각 기관장들에게 이날 나온 건의사항들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현장점검을 해보니 이미 제도적인 지원시스템이 있는데도 현장에선 모르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면서 “이번에 나온 애로사항들 중 타 부처와도 논의가 필요한 사안들은 돌아가서 즉시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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