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우리나라는 인공지능 혁명이나 인더스트리 5.0 시대로 나아가야 하는데 20~30년 전 생각에 머문 운동권 정치꾼들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에서 서울 마포을 후보로 우선 추천된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 회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출마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함 회장은 1985년 민족통일·민주쟁취·민주해방투쟁위원회(삼민투)공동위원장으로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한 대표적인 운동권이다. 학생운동을 하던 함 회장은 고향인 전북 군산에 내려가 횟집을 운영하며 생업을 이어갔다.
|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 회장이 지난해 6월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에서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를 둘러싼 과학과 괴담의 싸움-어민과 수산업계의 절규를 듣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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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에 종사하던 함 회장은 지난 문재인 정부를 보며 접어놨던 정치에 대한 꿈을 다시 펼치게 됐다고 했다. 함 회장은 “문재인 정부는 말 그대로 ‘운동권 정권’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나라를 위험에 빠트리는 정책으로 가만히 지켜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함 회장은 위험에 빠트리는 대표적인 정책으로 ‘소득주도성장’을 꼽았다. 그는 “2018년 가게 종업원이 5명이었는데 최저임금을 16.4% 한 번에 올리면서 저도 직원을 2명이나 줄여야 했다”고 토로했다.
함 회장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운동권 정치인들을 ‘업데이트 안된 소프트웨어’라고 비유했다. 그는 “과거 운동권들은 대한민국은 ‘친일파가 미국을 등에 엎고 세운 나라’, 심하게 말하면 태어나지 말아야 할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런 역사관·세계관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발전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로 인해 과거 독재정권과 싸웠던 선악논리로 모든 것을 재단한다는 것이 함 회장의 설명이다.
함 회장은 서울 마포을에서 정청래 민주당 의원과 맞붙는 것에 대해서는 ‘운동권 대결’이 아닌 ‘생선장수 대 정치꾼의 대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 의원은 막말이나 음모론 유포로 과거 1987년 거리를 메웠던 넥타이 부대나 민주화 운동을 응원했던 시민들에게 모욕을 주는 정치인”이라며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하는데 아직까지도 과거의 논리와 노선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총선은 운동권 청산’이라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시대에 맞춰 선진국에 도약하려면 발목을 잡는 것을 없애야 하는데 우리 정치는 과거에 파묻혀 미래에 대한 대안을 내지 않고 있다”며 “이를 청산해야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국회에 입성해 노동개혁에 힘을 쓰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개혁은 단순한 하나의 법안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며 “결국 고용이 잘되려면 해고가 자유로워야 하기 때문에 노동시장 유연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노동시장 유연화와 함께 노동시간 단축, 정규직·비정규직 격차 문제 등을 차례대로 해결해야 한다는 게 함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자신을 ‘생선장수’ 정치인이라고 표현했다. 함 회장은 “실제로 생선을 팔고 있고 돈 3000원을 벌기 위해 아귀를 손질해서 팔고 있다”며 “그렇게 번 3000원으로 직원들 월급을 주고 먹고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서민의 삶과 아픔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