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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항공기 리스(임대) 업체인 아볼론(AVOLON)은 최근 항공업계에서 코로나19 이전보다 약 3000대 항공기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항공사들이 구형 항공기를 더 오래 써야 하는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항공기 리스업체인 에어캡(AerCap)의 앙구스 켈리 최고경영자(CEO)는 “신규 기체 부족으로 인해 비용이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항공사들은 임대 연장을 협상하는 일반적인 양상에서 벗어나 임대했던 항공기를 구매하고 있다”며 “이는 항공사들이 (기체 부족) 문제가 조만간 해결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항공업계의 기단운용 전략은 각 항공사가 직접 구매하기도 하지만, 비용 부담이 커 통상 이러한 임대업체를 통해 리스로 항공기를 운용한다. 이에 리스업체들이 전 세계 항공기 수요를 파악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코로나19 이후 항공 수요는 폭발적이지만, 공급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전 세계 항공승객 수가 47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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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항공사들은 수요를 따라잡을 수 있는 충분한 규모의 항공기를 확보하는 데 더 높은 가격을 지급하고 있다. 글로벌 항공 분석 전문 업체 시리움(Cirium)에 따르면 보잉737-800 기종의 임대료는 올해 1월 기준 월 22만달러로 2023년 1월(18만3000달러), 2022년 1월(15만6000달러)와 비교해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조지 디미트로프 시리움 분석가는 “공급부족을 가중시키고 균형 잡힌 시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기가 미뤄지고 있다”며 “최소 2027년까지 긴장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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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신형 항공기 부족에 항공사들은 구형 항공기를 유지·보수를 통해 더 오래 쓰는 선택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앤디 크로닌 아볼론 CEO는 “항공사와 리스업체들은 구형 항공기를 4~5년 더 운항하기 위해 유지·보수에 더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움은 항공사 소유 여객기의 평균 기령은 올해 16년으로 2019년의 14년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항공기의 수명은 25년이지만, 적절하게 유지와 관리가 이뤄지면 더 오래 비행할 수 있고, 새 항공기만큼 안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여객기 가격에 대한 압박은 항공 화물 시장에도 골칫거리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여객기는 수명이 다하면 화물기로 전환되거나 부품을 얻기 위해 분해되는데 이처럼 구형 항공기 사용이 늘면 화물기로 개조될 여객기의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해서다. 항공화물은 세계 무역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일각에선 항공업계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탈 탄소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데 구형 항공기 사용이 늘면서 목표 달성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