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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피에르-올리비에 고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흑해곡물협정 파기로 국제곡물가격이 10~15%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흑해곡물협정은 지난해 전 세계에 충분한 곡물을 공급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협정 파기로) 이런 기제가 이제 역으로 작용해 식품 가격에 상승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자국산 곡물 수출에 대한 제재가 안 풀렸다며 지난 18일 협정을 탈퇴했다. 나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거점을 잇달아 공격하고 있다. 최근엔 전선과 멀리 떨어진 우크라이나-루마니아 접경지대까지 공격대상이 확대됐다. 곡물 공급을 둘러싼 우려가 가중되면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9월물 소맥 선물 가격은 8일 만에 10% 넘게 뛰었다.
식량 시장 불안감이 확대되자 야누시 보이치에호프스키 EU 농업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EU 농업장관 회의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량을 거의 전량 연대회랑을 통해 수출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연대회랑은 동유럽 EU 회원국을 거쳐 육로로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운반하는 일종의 우회 수출로다. 지금까진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량의 60%가 연대회랑을 거쳐 수출됐지만 러시아 위협이 가중되면서 그 비중을 늘리겠다는 게 EU 구상이다. 단순히 양만 늘리는 게 아니라 통관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 총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스태브리디스는 블룸버그통신 칼럼에서 러시아의 흑해 ‘불법’ 봉쇄에 대응해 우크라이나 곡물 운반선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나토군 군함과 전투기를 호송대로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