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하나은행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하나금융그룹의 사이버머니 ‘하나머니’를 글로벌 지급결제 플랫폼으로 키우기 위해 별도 자회사를 만들기로 했다. 환전 없이 스마트폰만 갖고도 해외에서 결제가 되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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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5월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글로벌 디지털 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를 만들기로 의결했다. 이 자회사에는 하나은행의 GLN(Global Loyalty Network) 사업을 양도한다.
금융위원회로부터 영업양도 승인을 받게 되면 하나은행은 법인명을 정하고 대표자도 선임한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GLN은 하나은행이 2019년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지급 결제 플랫폼이다. GLN모바일플랫폼을 통하면 해외 가맹점에서 쇼핑 시 하나머니로 결제할 수 있다. 자동입출금기기(ATM)에서 현지 통화로 출금할 수도 있다. 결제나 출금 시마다 현지 환율이 적용돼 하나머니가 차감된다. 하나머니는 1포인트 당 1원의 교환 가치를 가지며 사용자가 충전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하나머니 용처를 일본과 홍콩, 대만 등 아시아 국가로 넓혀 놓은 상태다. 앞으로 북미와 유럽까지 제휴 국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GLN 사업 확대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플랫폼 금융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GLN사업을 확장시킬 다양한 방안을 연구했고 자회사로 독립시키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GLN 사업 확장이 기존 하나카드의 해외 결제 서비스와 겹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추진 중인 원큐페이 중심의 페이 플랫폼 통합 작업과도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 같은 우려에 하나금융 관계자는 ‘두 서비스 간 서로 보완이 되는 관계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카드는 기본적으로 비자나 마스터카드의 제휴 가맹점망을 이용한다”면서 “하나머니를 매개로 한 GLN과는 상호 보완해 나가는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