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서울 아파트 분양가격이 모든 면적대에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분양시장 활성화로 비싼 가격에도 수요가 몰리면서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이 대내외 악재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 24일 누적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 2320만원 △60~85㎡ 중소형 아파트 2005만원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 2602만원을 기록했다. 모든 면적에서 3.3㎡당 평균 분양가가 첫 사상 2000만원을 돌파한 것이다.
분양가가 가장 높았던 때는 2008년 부동산 버블이 한창이었을 때로 당시 소형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2031만원, 중형 아파트는 1736만원, 대형 아파트는 2400만원이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이 고공행진한 데에는 재건축 규제가 완화되면서 강남 일대 재건축사업이 급물살을 탔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4년 이후 재건축초과이익환수를 3년 동안 유예했고 재건축 허용연한 10년 단축(40년→30년)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의 다양한 규제완화 정책들을 발표했다. 이 영향으로 서울 강남 일대 재건축단지의 사업진행에 속도가 붙으면서 서초구 잠원·반포와 강남구 개포 일대 재건축아파트의 평균 분양 가격이 3.3㎡당 4000만원을 넘어섰다.
실제 올해 평균 분양가격이 가장 높았던 상위 10곳 중 9곳이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이른바 ‘강남 4구’에 속해있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가 3.3㎡당 4457만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고 이어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3.3㎡당 4259만원),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3.3㎡당 4233만원),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3.3㎡당 3944만원),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루체하임’(3.3㎡당 3782만원)이었다. 이들은 모두 재건축 아파트 단지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양가 상승세 흐름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11·3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이후로 일반 아파트 매매가격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둔화되고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4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며 “기존아파트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신규 분양시장도 분양가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