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감면은 '대형아파트'도 춤추게 한다

작년 9월 34일~올 6월말 월별 매매량 최대 5.2배↑
"중소형보다 세제 혜택 커 고소득층 매수 심리 자극"
  • 등록 2013-11-06 오후 3:06:53

    수정 2013-11-06 오후 7:03:22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취득세 감면이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아파트뿐 아니라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거래가 극히 부진했던 대형아파트(전용 165㎡ 이상)의 매매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지난 8월 28일부터 소급 적용하기로 한 취득세 영구 인하 조치가 시행되면 세율이 4%에서 3%로 낮아지는 9억원 초과 대형아파트의 매매도 활기를 띨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정부와 새누리당은 지난 4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취득세 영구 인하 소급 적용 시점을 정부의 대책 발표일인 8월 28일로 소급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취득세 인하로 적용될 취득세율은 △6억원 이하 주택 1%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2% △9억원 초과 3%다.

“고가 주택이라 취득세 감면 효과 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28 전월세 대책 발표 이전 취득세 감면이 이뤄졌던 지난해 9월 24일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전용 165㎡ 이상 대형아파트의 월별 매매 거래량은 최대 5.2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취득세 감면 연장이 확정되지 않아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났던 올해 1월 대형아파트(전용 165㎡ 이상)의 전국 매매 거래량은 147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취득세 일몰 효과로 거래량이 최다치였던 6월에는 대형아파트 거래량이 1월에 비해 5.2배나 늘어난 770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가장 매매가 활발했던 중형아파트(전용 61~100㎡)의 증가 폭(5.8배)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전용 40㎡ 이하 소형아파트는 매매 거래량이 2.4배 늘어나는데 그쳐 증가 폭이 대형의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대형아파트는 대부분 9억원을 넘는 고가 주택이라 취득세 감면 효과가 중소형보다 상대적으로 큰 것이 매매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고점 대비 30~40%가량 떨어져 낮아진 가격도 취득세와 맞물려 고소득층 수요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취득세 인하에 따른 대형아파트 거래 증가는 서울·수도권과 부산·대구 등 영남권에서 두드러졌다. 취득세 감면 기간 거래량이 최저였던 올해 1월 서울·수도권 대형아파트 매매 거래는 서울 37건, 경기 25건, 인천 12건 등이었다. 영남권은 대구 27건, 부산 7건 등으로 조사됐다. 취득세 감면 종료 직전 마지막 달인 6월 거래량은 서울 144건, 경기 208건, 인천 36건으로 1월에 비해 3~8.3배 늘었다. 영남권도 대구 104건, 부산 117건 등으로 4.3~16.7배 급증했다.
△올해 1월과 6월 서울·수도권과 부산·대구지역 대형아파트(전용 165㎡이상)거래량 변화 추이. <자료:국토교통부>
거래 늘면서 아파트값도 ‘꿈틀’

거래가 늘면서 대형 아파트값도 꿈틀대고 있다. 서울·수도권은 낙폭을 줄고 있고, 대구·부산 등 영남권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지역 대형아파트(전용 165~198㎡)의 3.3㎡당 평균 시세는 올해 상반기 2171만원에서 2104만원으로 3% 넘게 떨어졌지만, 10월 말 현재 2088만원으로 7월 이후 1% 미만 하락에 그쳤다. 전용 198㎡ 초과 대형아파트 매맷값은 올해 상반기 2.6%가 빠졌으나 하반기에는 0.5% 하락에 머물고 있다.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1가 갤러리아포레 전용 218㎡형의 경우 지난 5월 초 28층이 38억7800만원에 팔렸지만 8월 말에는 바로 윗층인 29층이 1억4000여만원 비싼 40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총 230가구에 불과하지만 올해 들어 14건이나 매매가 이뤄졌고, 이 중 12건은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6월과 9월 이후에 거래됐다.

인천에서는 대형 아파트값이 지난달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 지역 대형아파트(전용 165~198㎡) 시세는 지난 9월 3.3㎡당 936만원까지 떨어졌으나 지난달 말 현재 942만원으로 0.6%올라 반등에 성공했다. 녹색기후기금(GCF) 입주와 포스코건설 등 대기업 본사 이주 호재를 입은 송도신도시의 대형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기권도 지난 6월 이후 대형아파트 가격 내림 폭이 1% 미만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대구지역은 대형아파트(전용 165~198㎡)의 3.3㎡당 평균 시세가 10월 말 현재 728만원으로 올해 초 대비 2%가량 올랐다. 부산의 경우 지난 7월 3.3㎡당 829만원까지 떨어졌던 대형 아파트값이 10월 말 현재 837만원으로 회복됐다. 이 지역 대형 아파트값은 석달 새 1% 상승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취득세 영구 인하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면 대형아파트 수요가 입증된 서울·수도권과 대구·부산 등을 중심으로 매기가 살아나면서 거래가 늘고 가격도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취득세 감면 연장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각 지역별 대형아파트의 한달 매매량이 최대 17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1가에 있는 ‘갤러리아포레’아파트. <사진제공:한화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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