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과세당국 전관들 나라곳간 거덜내"..질타

전직 관세청 2인자, 디아지오 자문논란..다시 도마위에
  • 등록 2011-06-14 오후 7:09:01

    수정 2011-06-14 오후 7:09:01

마켓in | 이 기사는 06월 14일 18시 39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박보희 기자] 국세청과 관세청 등 과세당국에서 활약했던 전관(前官)들이 대형 법무법인에 취직, 거대기업의 세금분쟁 바람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관세청 2인자(차장)를 지내다 법무법인 태평양으로 옮긴 S씨의 경우 최근 다국적 주류업체 디아지오의 거액 관세 환급분쟁에 개입한 의혹이 국회 상임위원회장에서 제기돼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은 14일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국세청과 관세청 퇴직 공무원이 대형 로펌(law firm)에 취직해서 과세에 불복하는 기업의 앞에 서서 법망의 구멍을 찾고 로비를 하고 있다"며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세무당국이 행동강령을 내놓기는 했지만 이는 강령일 뿐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을 잘 아는 공무원과 국회가 함께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은 대형로펌이 주로 대기업의 소송 대리와 자문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퇴직 공직자들이 공직시절의 네트워크과 정보를 통해 과거 소속기관을 상대로 한 소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엔 관세청 차장이었던 이가 대형 로펌에 취업해 자신이 재직당시 부과됐던 관세를 뒤집는 소송에 참여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명 디아지오 사건이다. 지난 2009년 관세청은 디아지오코리아에 관세청 사상 최고액인 1940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기사참고☞ [마켓in]관세청 고위간부 로펌 고문 변신 "세금 돌려달라" 문제는 당시 관세청 차장이었던 S씨가 퇴직 후 태평양에 고문으로 취업해 디아지오코리아의 세금부과 불복 청구 소송에 관여한 것. 자신이 거액의 세금을 부과하고는 뒤돌아 이를 되돌리는 소송을 벌이는 꼴이 됐다.

이 의원은 디아지오코리아 사례를 언급하며 "관세청 자창이 퇴직후 기업의 대변인이 돼 조세 불복을 신청하고 당시 후배였던 관계 공무원들을 연결하기까지 했다"며 "이는 큰 사건이고 작은 사건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상황은 국세청도 다르지 않다. 지난 5월 경실련이 국내 6개 주요 대형 로펌에 진출해 있는 공직자들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이 19명(19.79%)으로 가장 많았고, 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 포함) 18명, 국세청(관세청 포함) 16명의 순이었다. 국세청과 관세청 등 세무당국 출신자가 세번째로 많았다.

이와 관련 이현동 국세청장은 "제도적, 윤리적, 개인의 양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힌 사안"이며 "현재 진행중인 공직자윤리법이 개정되면 큰 틀 안에서 국세청이 할 일을 찾겠다"고 답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대형 로펌은 자본금 규모 등을 이유로 취업제한 대상 업체로 규정되지 않아 공직자 취업을 제한할 제도적 방안은 없다. 이 국세청장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져오던 전관예우를 없애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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