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진철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13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토지공개념 제도" 도입을 언급하자 건설 부동산업계는 발언 진의와 향후 미칠 파장과 영향 등을 분석하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부동산 업계는 대통령이 직접 토지공개념 도입을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정부가 현재 집값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극단적 규제추진에 따른 부작용까지 감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집값 폭등을 잡는데는 어느정도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다만 토지공개념 3법인 ▲토지초과이득세 ▲토지소유상한제 ▲개발부담금제 등이 위헌판결과 조세저항을 받아 잇달아 폐지된 마당에 현재는 토지공개념 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토지공개념을 통해 80년대말부터 90년대 초까지의 집값 폭등을 잡았기 때문에 비슷한 제도의 추진 가능성은 높다고 보고 있다.
◇제도도입 방향과 효과
전문가들은 우선 현재의 집값 상승이 토지공급 부족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명칭만 "토지공개념"일 뿐 사실상 "주택공개념"이 추진될 것이란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노영훈 조세연구원 박사는 "기존에 시행했던 제도를 변경할지, 토지의 공익목적 활용을 위한 새로운 제도를 추진할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지만 토지부분 보다는 주택에 직접 규제를 가하는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용순 주택도시연구원 박사는 "토지공개념이 도입될 경우 과거 90년대 사례를 보더라도 주택시장에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 집값 상승이 주택부족에 기인한 것 보다는 저금리 등 투자심리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같은 문제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주택공개념 도입을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분양권 거래제한 ▲양도세,보유세 등 세금중과 ▲재개발, 재건축사업의 개발이익 환수 등 기존 제도의 강력한 보완을 추진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 대책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성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토지공개념 도입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상 심리적 위축으로 집값이 더 오르기는 어려울 것을 본다"며 "다만 일부에서 토지공개념 도입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극단적인 규제를 도입해서라도 집값을 잡는 것이 대세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부작용도 우려..전면도입은 사실상 무리
일부 전문가들은 토지공개념 도입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심리적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지금 집값을 잡는 방법으로 핵심은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노영훈 박사는 "현재 집값 상승이 서울 강남 등 일부 국지적인 현상인 상황에서 토지공개념을 전면 도입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식 연구위원은 "토지공개념과 같은 극단적인 대책을 도입하기에는 과거 조세저항 등 부작용 사례를 감안하더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며 "청약자격 강화나 분양권 전면금지와 같은 기존 대책을 보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노영훈 박사는 "거시적인 정책보다는 재개발, 재건축 등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이 보다 효과적"이라며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의 멸실시 양도세를 부과하는 등 세금을 중과한다면 투자심리가 위축돼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상승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명숙 스피드뱅크 연구소장도 "지난 90년대 집값 안정에는 토초세나 택지소유상한제 보다는 개발부담금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현재 집값 폭등의 주범인 재개발, 재건축사업의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경우 서울 아파트 가격안정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경영악화→수급불안→주택값 상승"문제점도 제기
한편, 건설업계는 집값 안정을 위한 대책추진에는 동감하면서도 부동산 정책이 정부의 인위적 규제로 주택시장이 급격한 침체를 보일 경우 그에 따른 경영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분양가 규제가 실시될 경우 향후 사업추진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장기능이 자율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부동산관련 세제개편과 정책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규제로 분양시장이 급격히 침체될 경우 공급감소로 이어져 향후 수급불안에 따른 아파트값이 또다시 상승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