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 앞 거리에서 ‘묻지마 살인’을 벌인 40대 남성이 인근에서 손수레를 끌던 고물수집상까지 폭행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구속 기로에 놓였다.
| 11일 서울 구로구의 한 공원 앞 노상에서 중국 국적의 40대 남성 A씨에게 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숨진 채 거리에 쓰러져 있다.(사진=독자 제공, 조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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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구로경찰서는 중국 국적의 40대 남성 A씨에게 강도살인·폭행·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렸다.
앞서 A씨는 지난 11일 오전 6시께 구로구 한 공원 앞 노상에서 60대 남성 B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그는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B씨에게 다가가 여러 차례 발로 차고 쓰러진 B씨의 주머니를 뒤져 소지품을 챙겼다.
또 도로 주변 깨진 연석을 B씨의 얼굴에 휘둘러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 범행에 걸린 시간은 단 1분이었다. 이후 A씨는 도주 과정에서 손수레를 끌고 고물을 줍던 80대 남성 C씨도 폭행했다.
A씨의 잔혹한 범죄는 현장에 있던 폐쇄회로(CC)TV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해당 CCTV에는 A씨의 범행뿐 아니라 B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도 이를 외면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경찰은 당초 A씨에게 살인 혐의만 적용했으나, 조사 과정에서 B씨를 폭행한 뒤 금품 등을 갈취한 혐의도 확인돼 강도살인 혐의로 변경했다. 또한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한 혐의도 추가로 발견됐다. 다만 경찰은 A씨가 불법체류자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씨는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을 보였다. 다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경찰은 마약 관련 혐의는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