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기반 커머스 1세대인 유 전 의장은 라이브 커머스와 같은 ‘발견형 쇼핑’ 시장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틈새시장이라고 판단, 이 시장에 뛰어든다.
쿠팡·티몬에 이어 벌써 세 번째 모바일 기반 이커머스에 몸담게 된 그는 이전과 다르게 본인 스스로 중심이 돼 격변하는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회사를 창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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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 2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아모레퍼시픽과 F&F, 매일유업 등 기업은 물론, LB인베스트먼트, 어센도벤처스 등 전문 투자업체들과도 손을 잡았다.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사례로, 쿠팡과 티몬을 거치며 이커머스의 생리를 파악한 유 전 의장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된 셈이다.
유 전 의장은 ‘라이브 커머스’와 같은 ‘발견형 쇼핑’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사로잡았다.
유 전 의장은 이 분야에 스타트업이 진출해 성공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남은 30조원은 발견형 쇼핑의 영역에 주목했다. 아직 확실한 플레이어는 없지만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직은 틈새시장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한 번의 기회가 더 올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을 설득했다.
약 30명의 IT(정보통신) 기술 인력을 충분히 영입한 것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아직 신상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기술개발 분야를 맡을 CTO(최고기술경영자)도 별도로 둘 예정이다.
유 전 의장은 지분 50% 이상을 가진 1대 주주 겸 대표이사로 새로운 회사를 이끌어 나간다. 본인이 구상한 방향대로 시의적절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다.
특히 쿠팡이 ‘계획된 적자’라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자 티몬은 내실 다지기로 방향을 틀었다. 다른 회사와의 인수합병(M&A)도 추진했지만 결국 막판에 모두 틀어졌다.
이 과정에서 유 전 의장은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가격 등에 최종 결정권을 갖지도 못했고, 자신이 야심 차게 도입했던 직배송 중심의 ‘슈퍼마트’도 연 40%의 성장세를 이뤘지만 결국 대주주의 입김에 의해 접게 됐다고 한다.
이제 본인이 키를 쥔 새로운 플랫폼을 진두지휘하게 된 만큼 그간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차별성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유 전 의장은 1985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 베인앤드컴퍼니를 거쳐 2011년 쿠팡의 창립을 함께했다. 이후 2012년 티몬의 모회사 리빙소셜의 동아시아 전략 책임자로 입사해 핵심사업 추진단장, 최고사업책임자를 지냈고 2017년 티몬의 대표직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는 티몬 이사회 의장을 맡아 최근까지 근무하다 지난 1일 공식 퇴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