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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005930)도 앞으로 반도체·자율주행차 등 미래먹거리와 결합할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AI 분야에 R&D(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며, 구글·아마존 등과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된 모든 제품에 AI를 탑재하고, 클라우드가 아닌 자체 내장형 AI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한국(서울) △미국(실리콘밸리) △영국(케임브리지) △캐나다(토론토) △러시아(모스크바) 등 글로벌 5대 AI 거점을 마련하고 지역별로 특화된 연구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케임브리지 AI센터는 인간의 ‘감정 인식’과 서버 연결 없이 제품 내 AI 구현이 가능한 ‘온 디바이스(On-Device) AI’를 핵심 연구 과제로 삼고 있다.
런던 중심가에 자리한 삼성 유럽 디자인 연구소에서 3일 만난 마야 팬틱(Maja Pantic) 임페리얼대 교수는 AI 기반 감정인식 연구의 대가로 케임브리지 AI센터에서 리서치 디렉터를 맡고 있는 세계적인 석학이다. 팬틱 교수는 “AI 분야의 가장 큰 이슈는 사람이 지시를 내렸을 때 그 지시가 어떻게 나왔는지 AI가 그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현재 기술로는 어렵지만 예를 들어 차량 내 운전자 상태를 AI 모니터링해 피로 또는 이상 반응을 보일 때 AI가 어떻게 적절하게 반응할지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간에 대한 이해가 AI 연구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팬틱 교수는 강조했다.
AI가 인간을 이해하는 단계로 발전하면 노인이나 육아, 다이어트, 질병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다고 팬틱 교수는 말한다. 이를 위해 각 개인에게 최적화된 머신러닝(데이터 학습) 등을 위해 내장형 AI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AI 기술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팬틱 교수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팬틱 교수는 “영국의 대학들은 AI 인재를 주요 IT기업들에게 모조리 빼앗기고 있어 연구 인력이 부족해지고 있다”며 “삼성은 대학의 인력이 기업과 협업을 하며 산업과 대학이 공존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해 각광받고 있다”고 했다. 또 “삼성은 다양한 디바이스를 가지고 있어 구글·아마존 등 IT기업들이 할 수 없는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 데이터수집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며 “현재는 모든 기업의 AI 기술이 태동 단계이고 삼성도 같이 시작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