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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 논현동 세일전자 화재로 숨진 근로자 9명의 합동영결식이 31일 오전 10시 수산동 남동다목적실내체육관에서 엄수됐다.
이날 유족들은 오열했고, 고인에게 하고 싶었던 마지막 말을 힘겹게 전했다.
영결식은 고인의 위패를 재단 영정 사진 앞에 안치하는 영현봉송으로 시작됐다. 의장대는 체육관 뒤에서 고인의 위패를 1개씩 들고 앞쪽 재단으로 걸어와 재단에 위패를 올렸다. 유족들은 이 모습을 보면서 통곡했다.
영현봉송이 끝나자 유족과 세일전자 임직원, 시민, 인천시·남동구 공무원 등 참석자 500여명은 잠시 묵념을 하면서 희생자의 명복을 빌었다.
이강호 남동구청장은 조사를 통해 “오늘 고인들을 머나먼 곳으로 떠나보내야 한다”며 “희생자 9명 모두 평온하고 행복한 그곳에서 영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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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안전사고에 철저히 대비했다면 그렇게 허망하게 생을 마치지 않았을 것이다. 살릴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고 조사를 낭독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대표는 “고인들은 두려움이 있었지만 몸을 사리지 않고 동료를 구하려고 했다”며 “모두의 영면을 바란다. 나머지는 저희의 몫이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억울함이 없는 나라,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나라, 비정규직 차별이 없는 나라, 일터에서 비극과 참상이 되풀이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유가족은 조사를 낭독하며 “화재가 발생한 뒤 우리는 전쟁을 겪었다”며 “이번 사고는 우리 모두의 꿈과 추억을 앗아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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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신모씨(24·여)의 어머니는 “엄마가 딸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예쁜 공주야, 엄마가 널 보내야 한단다. 잘 가거라 내 딸아”라며 오열했다.
유족들은 1시간 가량 영결식을 진행한 뒤 9명의 시신이 담긴 관을 인천 부평구 시립승화원으로 운구했다. 이곳에서 함께 화장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오후 3시43분경 인천 남동구 논현동 세일전자 4층에서 불이 나 근로자 9명이 숨지고 6명(소방관 1명 포함)이 다쳤다.
사고 발생 후 유족들은 진상규명과 합동분향소 설치를 남동구 등에 요구하면서 장례 절차를 미뤘다가 지난 29일부터 개별 장례를 치르고, 이날 합동영결식을 거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