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몸에서 녹는 금속 나사의 뼈 생성 원리 밝혀"

생체 분해성 금속 소재..인체 내 분해 메카니즘 규명
산학연병 공동연구 결과로 국내 의공학 연구의 새로운 모델 제시
  • 등록 2016-01-13 오후 12:00:00

    수정 2016-01-13 오후 12:00:00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빙판길 낙상사고가 급증하는 계절, 낙상을 포함해 사고로 인해 골절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골절 부상은 보통 부러진 뼈를 고정하는 장치를 사용해 수술하게 되는데, 몸속에 남아있는 금속 임플란트로 인해 우리는 부작용을 겪거나 불편함을 경험하게 된다.

국내 산학연병 공동연구진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생분해성 금속 정형외과 임플란트를 개발했다. 생분해성 금속은 체내 이식 후 일정 기간(1~2년)이 경과되면 분해돼 체내에서 소멸되는 소재로, 이러한 소재를 이용해 의료기기를 제조하면 손상된 인체조직이 복원된 후 이식된 의료기기를 제거하는 2차 시술을 생략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의공학연구소 생체재료연구단 김유찬 박사팀이 인체 구성원소를 이용하여 제조된 생분해성 금속이 실제로 환자에게 장기간 이식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최첨단 분석기법을 이용해 과학적으로 증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향후 이 소재를 이용한 다양한 혁신 의료용 임플란트가 개발될 수 있는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이 생분해성 금속은 골절치료 분야에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생분해성 마그네슘 합금이 체내에서 녹는 과정을 보여주는 세계 최초의 연구결과다. 연구진은 기존의 염색기법과는 다른 빌라누에바(villanueva) 골염색법이라는 새로운 분석기법과 재료연구에 사용되는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쉽게 관찰할 수 없었던 생체분해성 금속과 인체조직간 계면에서 일어나는 연속적 분해거동을 세포에서 원자단위까지 계층적인 분석을 통해 밝혀냈다.

특히, 골 염색으로 관찰한 생물학적 영역에서의 분석에 그쳤던 기존의 연구결과와는 달리, 생분해성 금속소재영역과 그 경계까지의 연속적인 변화거동을 재료분석 기법인 전자현미경을 사용해 동시에 관찰했다. 생분해성 금속이 체내에서 녹으면서 신생골을 형성시켜 골절의 치료에 도움을 주는 현상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마그네슘 임플란트는 아주대학교 병원에서 53개의 사례에 이식되어 각각 6개월에서 12개월간 관찰해 어떠한 부작용도 없이 치료를 완료했으며, 이를 통해 판매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과정에서 생분해성 마그네슘이 녹으면서 주변골과 유사한 조직을 만들고 이들 주변에 뼈조직을 형성하는 세포를 불러들여 최종적으로 신생골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확인했다.

이 같은 결과는 장기간 임상결과를 통해, 치료효과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인체에 대한 안정성 및 기능성을 동시에 증명한 결과로 이후 생분해성 금속소재의 사용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켜 많은 영역에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김유찬 박사는 “이번 기술은 KIST, U&i(주),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국민대학교 등 산학연병의 컨소시엄으로 구성해 기초연구에서부터 임상결과까지 전 과정을 고찰해 얻어진 융합연구로, 의공학 연구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의미 있는 결과”라며 “하지만, 재료물성의 한계로 수지부와 같은 비교적 응력을 덜 받는 부위에만 사용하고 있고, 향후 강도 및 연신율이 향상된 마그네슘 함금개발이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골 전반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합금이 개발된다면 연 30~40조원에 해당하는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와 같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IST 의공학연구소 플래그쉽 연구사업과 서울시 RNBD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마그네슘 이식 1년 후, 완전히 녹으면서 뼈가 치유된 임상결과다. (A) 요골 골절에 이식한 마그네슘합금 임플란트(MI)와 주상골 골절 부위에 스테인레스 임플란트(SI)를 이식 후, 1년 후 환자의 왼쪽 X-ray 사진이다. (B) 시술 경과에 따른 X-ray 사진을 나타낸다. K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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