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인데…" 남북 공동행사 전망은 '깜깜'

민간단체 추진 8·15 공동행사 무산 가능성↑
北 한미연합훈련·北 비핵화 움직임 거론하며 '딴지'
이희호 여사 평양방문·축구대회 남북교류 명맥
  • 등록 2015-08-04 오후 4:38:40

    수정 2015-08-04 오후 4:38:40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광복절이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꽁꽁 얼어붙은 남북 대화 분위기는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남북 당국 차원의 대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은 이전부터 나왔다. 그러나 민간 차원에서 추진하던 8·15 기념행사 교차 참석마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실상 광복 7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는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썰렁한’ 광복 70주년…광복절 기념행사 계획 전무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연초부터 민간 차원의 교류를 활발히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북측이 당국간 대화 제의에 호응하지 않자 민간을 통해 남북 교류의 숨통을 틔우자는 생각에서였다.

지난 4월에는 씨름 대회, 태권도 시범 행사, 축구대회 등 스포츠 교류를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북한이 호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사출실험 등 군사적 도발까지 감행하면서 모두 유야무야된 상태다.

이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개성 방문이 하루 전에 무산됐고, 민간차원에서 추진하던 6·15 남북공동행사는 서울 개최까지 합의된 상태에서 좌초되는 등 남북간 대화의 통로는 보이는 듯하다 막히기를 반복했다.

광복절을 앞두고 민간에서 추진하고 있는 8·15 공동행사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3일 양측이 처음 만났을때만해도 공동행사는 어렵더라도 교차참석은 가능해 보였으나, 지난 31일로 예정돼 있던 2차 실무접촉을 북측에서 돌연 취소하면서 남북공동행사는 오리무중에 빠졌다.

‘광복70돌, 6.15공동선언 발표 15돌 민족공동행사 준비위원회’(남측 준비위) 관계자는 “31일 서신 교환시 우리측은 북측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면서 “북측에서는 우리측 행사 참여 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측 준비위는 5일 북측에 팩스를 보내 추가 실무접촉을 제안할 계획이지만 북측이 이에 호응하고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은 분위기다.

이희호 여사 방북으로 명맥만…“이번 정부 남북 관계 회복 어려울 것”

남북관계 경색과 이에따른 대화 단절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광복절을 앞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 성사된 점은 남북 교류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는 낭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여사의 방북에 지나친 기대를 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 여사의 방북이 남북관계에 해가 될 리는 없지만 득이 되기도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 여사가 특사로서 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약속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초청한 것이기 때문이다.

출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이 여사와 김 위원장의 면담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정부도 이 여사의 방문에 대해 “민간차원에서 개인적으로 추진되는 일”이라며 “정부의 메시지 전달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뜻깊은 해에 아무런 행사도 없다는 것은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현 정부의 의지가 없다는 의미”라며 “박근혜정부에서는 △남북관계에 대한 최고 지도자의 철학의 빈곤 △통일부 중심의 외교안보부처의 전략의 부재 △대통령 지지계층인 보수계층의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이 어렵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임을출 경남대학교 교수는 “남북공동행사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평소에 꾸준한 노력이 바탕이 돼야 하는 것”이라면서 “잘 되지 않는 70주년 행사에 너무 집착하기보단 분단 80년, 100년을 만들지 않겠다는 각오로 준비하는 작업을 내실 있게 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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