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현지시간) CNBC,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파나마운하청은 이날 파나마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의 깊이(물속에 잠긴 깊이·흘수)를 앞으로 수개월간 13.41m로 제한했다.
파나마운하는 2016년 6월 확장 공사 이후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의 규모를 네오파나막스급(화물선의 규모를 나타내는 단위)으로 정한 바 있다. 여기에 선박의 깊이 제한을 둠으로써 이보다 더 큰 규모의 화물선은 운항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운하 통행이 가능한 선박수도 지난달 30일 하루 36척세어 32척으로 축소했는데 추가 감축도 예고했다.
현지 언론은 가뭄으로 운하의 수량이 점점 줄고 있어서 교통량 통제가 추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나마운하청은 “‘가뭄에 따른 가툰호수 수량’ 때문에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날 파나마 운하를 건너기 위해 대기 중인 선박은 총 160척으로 알려졌다. 이는 평소 대기수준(약 90척)보다 약 1.8배 많은 수치다.
파나마 운하 병목이 이어지면서 물류비 상승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CNBC는 “화물선들이 해당 항로 대신 먼 거리를 돌아가는 대체 항로를 선택할 경우 발생하는 시간 및 연료 비용의 부담이 (물류비 형태로) 소비자, 기업에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리카우르테 바스케스 ACP청장은 지난주 “파나마운하 통항 제한의 경제적 영향이 오는 10월 시작되는 회계연도부터 뚜렷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미국 물류정보업체 프레이토스는 “지난 1일 기준 주간 해상 컨테이너 운임지수(FBX)는 아시아~미국동부(USEC) 기준 3% 상승했다”고 밝혔다.
파나마 운하 문제가 장기화하면 한국 수출기업 역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미국, 중국, 일본, 칠레에 이어 파나마 운하 이용국 5위로 알려진 한국은 지난 6월 이미 통항 차질에 따른 할증료 부담 압박 등을 받아왔다.
프랑스 해운사 CMA CGM은 한국 등 동아시아에서 출발해 북미로 가는 노선의 운하 할증료를 컨테이너당 300달러로 올렸고, 독일 해운사 하파그로이드도 동아시아에서 북미로 가는 3개 노선에 컨테이너당 260 달러 수준의 운하 요금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파나마 운하 통항 차질이 심화하면서 다른 해운사들도 노선 이용 선박에 비용 전가를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