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 번스타인이 사석에서 트럼프 대통령 뒷담화를 한 공화당 의원 21명 실명을 공개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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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워터게이트’ 사건의 특종기자인 칼 번스타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뒷담화를 한 공화당 상원의원 21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번스타인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명단을 공개하고 이들이 사석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무시하고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명단에는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反) 트럼프’ 인사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행보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밋 롬니와 리사 머코스키, 수전 콜린스, 밴 새스 의원이 포함됐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 비판에서 적당히 거리를 둬 왔지만 우호적이지 않았던 마르코 루비오 의원 등도 올랐다.
번스타인은 “거의 예외없이 이들은 공개석상에서 비겁하게 침묵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때문에 미 선거제도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통탄할만한 행동을 할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현재 CNN에서 정치분석가로 활동하는 번스타인은 명단 공개가 저널리즘 서약을 어긴 것이 아니며 동료 의원과 보좌진, 로비스트 등과 만나며 명단에 오른 의원들의 생각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실명이 공개된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토드 영 상원의원 측은 “번스타인의 출처 없는 유언비어는 반응을 내놓을 가치도 없다”며 “영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훌륭하게 협력해왔고 인디애나주에서 수차례 역사적인 승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롭 포트먼 상원의원 측은 “번스타인에게 얘기한 적이 없으며 그가 어디서 이런 가짜 정보를 얻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 대변인도 “그래슬리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이며 대통령에게 반대할 때 침묵하지 않았다”며 뒷담화 의혹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악연인 밋 롬니 의원 측은 담담한 반응이다. 롬니 측은 “트럼프 대통령을 (롬니 의원이) 어떻게 바라보는지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번스타인의 ‘뒷담화 실명 공개’에 언론인 직업윤리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AP통신은 미국 기자들이 현역 의원과 사석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구심을 공유하는 사례는 많지만 이름 공개는 드물다고 논평했다. 로이 거터먼 시러큐스대 언론법 교수는 번스타인이 의원 명단을 공개한 것에 대해 “탐사보도로 쌓은 명성을 내걸만한 일인지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 칼 번스타인이 공개한 ‘트럼프 뒷담화’ 공화당 의원 명단 (사진=칼 번스타인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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