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차별 반대' 지하철 캠페인 마무리…경찰 수사는 계속

한 달 간 총 5차례 광고판 훼손
"한국 사회 성소수자 혐오 만연"
  • 등록 2020-08-31 오후 12:35:21

    수정 2020-08-31 오후 12:35:21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국가인원위원회의 인권단체 협력 사업으로 지난달 말부터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 게시됐다가 수차례에 걸쳐 훼손되는 해프닝을 겪은 성소수자 혐오 반대 광고가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다.

3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앞에서 성소수자 차별 반대 무지개 행동 등 단체가 ‘성소수자 차별 반대’광고판 마무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이용성 기자)
아이다호 공동행동과 성소수자 차별 반대 무지개 행동 등 단체는 31일 서울 서대문구 2호선 신촌역에 게시된 ‘성소수자 차별 반대’ 광고를 마무리 짓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광고판은 31일 기준으로 내려지게 된다.

단체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중사회에 이미 함께 살아가고 있는 성소수자의 존엄을 알리고자 캠페인을 진행했으나 그 과정에서 한국 사회에 성소수자 혐오가 만연하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날 발언자로 나선 한 활동가는 “존재를 혐오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성소수자의 권리 향상을 위해 앞으로 계속 관련 활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걸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장은 “자신의 존재를 지우도록 강요당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차별금지법이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 오전 서울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 게시된 대형 광고판이 훼손됐다.(사진=연합뉴스)
‘성소수자는 당신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라는 문구와 캠페인 참가자들의 얼굴 사진을 이어붙여 만든 광고판은 5월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기념하고 알리기 위해 기획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광고판이 게시된 후 한 달 동안 총 5차례나 훼손됐다. 2일에는 광고판이 게시된 지 이틀 만에 20대 남성에 의해 찢겼다. 이후 활동가들이 포스트잇과 시민의 연대 메시지를 광고판에 임시로 붙였으나 이마저도 하루 만에 훼손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금까지 광고판을 훼손한 1명을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해 송치했고, 임시로 붙인 연대 메시지를 뜯어낸 혐의를 받는 인원 4명 중 3명을 조사하고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한, 지난 26일, 27일과 29일에도 각각 검은 매직과 파란 물감을 칠하는 등 광고판을 훼손한 신원 불상의 인물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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