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폭식 투쟁’ 일베 회원 등 고소·고발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세월호 폭식 투쟁 참가자들을 검찰에 모욕 혐의로 고소·고발한다고 밝혔다. (사진=박순엽 기자)

[사진·글=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이 2014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있었던 이른바 ‘폭식 투쟁’ 참가자들을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회원 등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외치며 단식 중이던 세월호 유가족들 곁에서 폭식 투쟁을 벌였다”며 “이는 유가족들에게 큰 상처를 남긴 만큼 폭식투쟁 참가자들을 검찰에 모욕 혐의로 고소·고발한다”고 밝혔다.

앞서 2014년 9월 6일 일베를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 등 100여 명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던 광화문 광장 농성장 앞에서 “광화문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달라”며 치킨과 피자 등을 먹었다.

세월호 유가족과 관련 시민단체들은 당시 이들이 벌인 폭식 투쟁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유가족·시민을 조롱하고 모욕한 범죄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전 고소·고발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모욕죄의 공소시효는 5년으로 오는 9월 폭식 투쟁에 대한 모욕죄 공소시효는 만료된다.

이들은 “이번 고소·고발 대상으로 최모씨 등 당시 폭식투쟁에 참여했던 다수의 성명 불상자를 지목했다”고도 밝혔다. 세월호 유가족에 따르면 최씨는 유가족들이 세월호 폭식 투쟁 참가자들에 대해 고소·고발하겠다고 예고했음에도 최근 또다시 세월호 유가족들을 조롱하는 영상을 올렸다.

배서영 4·16연대 사무처장은 “세월호 유가족들은 당시 폭식 투쟁으로 인해 참담함을 느끼면서 한편으론 분노했다”며 “다들 폭식 투쟁에 대해 혀를 차고 욕했지만 여전히 메신저를 통해 가짜뉴스가 돌아다니는 등 그 메시지는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 사무처장은 “이번 고소·고발을 통해 폄훼와 모욕으로 우리 사회의 풍토를 흐리는 행위를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며 고소·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장훈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도 “폭식 투쟁과 막말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범죄”라며 “그동안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막말과 패륜 행위에 대해 참고 견디며 살아왔지만, 또 다른 참사 피해자에게도 모욕을 일삼는 이들의 행동을 보며 더는 참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고소·고발을 진행한 오민애 변호사는 “폭식 투쟁 참가자들이 공소시효라는 방패막이 뒤에 숨도록 놔둘 수 없다”며 “타인의 고통을 조롱 대상으로 삼는 자들은 자유라는 이름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세월호 유가족과 관련 시민단체는 정부와 사법기관에 “두 번 다시 참사 피해자들을 향한 몰상식하고 잔인한 욕설, 폭력적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폭식 투쟁 참가자들을 꼭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들은 지난 5년간 시민으로부터 제보받은 세월호 관련 모욕·명예훼손 행위가 5000여 건에 달한다며 이에 대한 고발·고소도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