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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인간은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를 자기 입맛에 맞게 필터링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유용한 정보를 놓치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 일쑤다.
확증 편향 현상은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집을 가진 사람은 집값이 오르기를 바라고, 반대로 집이 없는 사람은 집값이 떨어지기를 원한다. 유주택자와 무주택자의 집값 향방 인식을 이처럼 칼로 두부 자르듯 딱 떨어지게 나눌 수는 없지만, 대체로 그렇다는 것이다. 더욱이 요즘같은 주택시장 전환기에 확증 편향 현상이 심해진다.
반면 집값 상승론자들은 ‘인구는 아직도 늘고 있다’, ‘서울 등 특정 지역에선 주택이 여전히 부족하다’, ‘나올만한 규제책은 다 나왔다’, ‘시중에 유동자금이 너무 많다’, ‘추가 금리 인상은 쉽지 않다’라며 집값 상승을 점친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조정장이 매수 적기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같은 사안을 두고도 주택 소유 여부에 따라 시각의 차이가 확 달라지는데, 이는 인간이 갖는 확증 편향성 때문이라는 게 심리학자들의 설명이다.
확증 편향은 내집 마련 및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성향이다. 경계 대상 1호다.
확증 편향의 덫에 빠지지 않으려면 자신의 믿음에 대한 다른 사람의 반대 입장도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보고 싶은 것만을 봐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주택시장의 흐름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전망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부동산 지식을 차근차근 쌓아가면서 특정 시각에 편향되지만 않는다면 시장의 정확한 흐름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균형적인 시각 갖기의 미덕이 중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가끔은 한발짝 떨어져서 시장을 바라보는 ‘거리 두기’ 자세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