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값, 50년간 3030배 뛰었다

경제성장 결실, 토지가격에도 반영
1970년부터 20년주기로 땅값 급등 관측
  • 등록 2015-11-16 오후 12:00:10

    수정 2015-11-16 오후 12:00:10

지가총액의 GDP 대비 비율 출처:한국은행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한국의 토지자산 총액이 지난 50년간 3000배 이상 뛰었다. 특히 경제성장 및 개발과정 흐름에서의 토지자산의 가치 변화를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지가총액 비율은 1970년, 1991년, 2012년에 고점을 찍는 등 대략 20년 주기로 토지자산 가격이 크게 변화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우리나라의 토지자산 장기시계열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명목토지자산 총액은 1964년 1조9300억원에서 2013년 5848조원으로 3030배 증가했다.

토지자산은 국민대차대조표에 기록된 비금융자산 명목가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비중 높은 자산이지만 지금까지 1995년 이후로만 지가 데이터가 제공되고 있다. 1964년부터 토지 가격의 흐름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기간 토지의 평방미터(㎡) 당 평균가격은 1964년 19.6원에서 2013년 5만8325원으로 약 2976배 뛰었다. 특히 이 기간 대지, 공장용지, 도로·철도용지·수도용지 등 도시화, 산업화 및 교통시설과 관련된 토지 순으로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

이번 조사로 1964년부터 2013년까지 토지 가격의 상승과 하락이 경제성장 및 둔화 시기와 맞물린다는 것을 실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알게됐다. 즉, 경제성장과 산업화, 도시화 영향이 토지자산 가치 변화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1970년 지가총액의 GDP 대비 비율이 547%로 땅값이 치솟은 것은 그 기간 경제개발로 인한 결실이 토지에도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조태형 국민 B/S팀 팀장은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반까지 경인선, 경부선 등 전국 단위 고속도로가 건설되고 경제개발로 산업단지들이 들어서면서 경제성장 부분이 토지 가격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91년 토지가격 급등세도 80년대 후반 저달러·저유가·저금리의 이른바 3저 호황에 따른 소득 증가 등으로 주택가격이 많이 올랐고, 그 영향이 토지가격에도 반영된 것이다. 1991년 이후 하락세는 일본 거품경제 붕괴, 단 기간 내 오른 토지가격 조정을 위한 정부의 각종 규제 도입 등 때문이다. 이후 GDP 대비 지가총액 비율은 1997~1998년 바닥을 찍은 뒤 2002년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13년 기준으로는 지가총액의 GDP 대비 비율은 409%다. 1964~2013년 평균 392%보다 약간 높다. 조 팀장은“ 전체 평균과 비교했을 때 현재 수준의 토지자산 가격이 과도하게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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