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권 및 IT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출시한 ‘뱅크월렛카카오’의 다운로드수가 5만명을 돌파해 인기 어플리케이션(구글 플레이 기준) 순위에 금융관련 앱으로는 최고를 기록했다.
계좌번호를 모르더라도 카카오톡 등록 친구끼리 간편하게 소액을 주고받을 수 있어 경조사비나 각종 회비를 주고받는 수단으로 편리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알리바바같은 해외 ICT기업의 사례처럼 모바일 지급결제 수단으로 다음카카오가 시장을 장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뱅크월렛카카오’가 표방하고 있는 충전식 선불형 전자지갑은 NFC형 뱅크머니와 모바일 현금카드의 발급이 까다롭고 가맹점 수가 턱없이 부족한 점 등으로 전자지갑으로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충전식 전자지갑으로 널리 활용되려면 스마트폰으로 ATM에서 바로 현금을 출금할 수도 있고 근거리무선통신(NFC) 리더기가 설치된 매장에서 오프라인 결제도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공인인증서 발급을 추가하면서 발급절차가 번거로워졌을 뿐 아니라 PC의 수많은 프로그램과 충돌하는 각종 버그의 발생 확률도 높아졌다. 실제 현재 금융결제원은 일부 PC에서 키보드보안 프로그램과 터치패드 프로그램의 충돌이 발생해 시스템을 점검 중이다.
반면 애플이 내놓은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는 사용자의 편의성과 보안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카드 결제정보를 아이폰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일회용 결제토큰을 사용해 개인정보 유출에 대비했다.
기존의 ‘뱅크월렛’에서도 문자서비스(SMS)를 통해 송금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뱅크월렛카카오’가 혁신적 서비스를 내놓은 것도 아니다. 즉 ‘뱅크월렛카카오’의 인기는 금융결제원의 기존 은행권 공동 스마트폰지갑 앱인 ‘뱅크월렛’이 37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ICT기업인 다음카카오와 만나 브랜드를 붙인 것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뱅크머니(충전금액)의 활용 가능한 가맹점 수를 늘리는 인프라 확충도 관건이다. 현재 뱅크월렛카카오의 오프라인 제휴 가맹점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한샘몰 등이며 온라인 가맹점도 카카오선물하기, 카카오픽, 알라딘, 한샘몰 등이 전부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아직은 간편형으로 주로 사용하다가 가맹점 수가 늘어나면 유심형으로 가입해 사용하면 된다”며 “가맹점 수를 늘려 T-머니처럼 널리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