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보조금 허용, KT `수혜`-삼성전자 `부담`

PDA, KT 네스팟·단말기업체 기대..삼성전자 예정제품 제외
WCDMA, 시장활성화 안돼 `실효성 의문`
  • 등록 2004-04-06 오후 5:21:08

    수정 2004-04-06 오후 5:21:08

[edaily 박호식기자] 정통부가 PDA 및 WCDMA폰에 대한 보조금 허용범위를 마련해 규제개혁위원회에 제출, 단말기제조업체와 PDA폰을 이용한 네스팟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KT 등 관련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상반기 출시 예정인 주력 PDA폰이 이번 보조금 허용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이는 삼성전자의 반발이 만만치않을 전망이고, WCDMA의 경우 보조금 허용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준비가 미흡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통부는 최근 PDA폰과 WCDMA폰에 대해 출고가(이동통신사 등의 구매가격) 기준으로 각각 25%와 40%의 보조금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정통부 고시 개정안을 마련해 규개위에 제출했다. 현재 규개위 심의가 진행중이어서 정확한 보조금 허용범위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정통부안을 토대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개정안이 규개위를 통과하면, 관보게재를 거쳐 곧바로 시행된다. ◇KT, 네스팟 가입자 목표달성 기대 정통부 허용안대로 보조금이 허용되면 최고 90만원대인 PDA폰은 가격이 60만원대로 낮아지게 된다. 이에 따라 통신서비스사업자중에는 KT가 가장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KT는 2002년부터 PDA을 통해 무선랜서비스가 가능한 네스팟을 출시했고, 지난해에는 네스팟과 WCDMA를 통한 무선인터넷 기능을 함께 제공하는 네스팟스윙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그렇지만 네스팟스윙을 포함, 네스팟 가입자는 지난해 9월 30만명, 올 1월 36만명 등 사실상 정체 상태를 보여 고민해왔다. KT(030200) 관계자는 "네스팟 가입자가 정체상태인 것은 서비스 수요에도 불구하고 80만~90만원대에 달하는 단말기 가격 부담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KT는 이에 따라 보조금이 허용되면 단말기 부담이 크게 낮아져 가입자 확보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T 관계자는 "올해 가입자를 101만명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는 보조금을 감안한 목표가 아니어서 목표달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업체들은 PDA폰 보조금으로 KT 네스팟스윙 가입자가 증가한다 해도 대체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 별다른 대응책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 ◇단말기업체 수혜..삼성전자 출시예정제품 `제외` PDA 보조금 지급은 KT와 SK텔레콤 등에 PDA를 공급하는 싸이버뱅크 등 PDA업체들에게도 호재다. 그러나 보조금이 2.7인치 이상의 LCD를 장착한 PDA에만 허용될 예정이어서 삼성전자는 혜택을 못누리게 된다. 삼성전자는 PDA 운영체제(OS)인 `팜`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M-500`을 개발중인데, 2.4인치 LCD를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보조금 허용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경쟁력에서 뒤처져 사양화될 가능성을 우려한 삼성전자는 보조금 지급범위를 2.7인치 미만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포켓PC 기반의 M-400 등 이전 모델에서도 출시지연 등으로 경쟁력을 갖지 못했다. 이에 대해 정통부 관계자는 "법적으로 금지된 보조금 지급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나 새로운 서비스 육성 등의 제한적인 목적이 있어야 한다"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기 때문에 PDA 보조금 허용범위에 제한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조금 범위에 포함되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정통부가 방침을 결정한데 대해 더이상 문제제기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반기내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WCDMA, 보조금 허용불구 실효성 의문 WCDMA 보조금 허용은 새로운 사업을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WCDMA가 도입됐으나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고 있어 보조금 허용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통부와 WCDMA사업자인 SK텔레콤(017670)KTF(032390)는 올 WCDMA 투자비를 놓고 긴 줄다리기를 해왔다. 정통부가 장비업체 등 산업발전을 위해 2개업체가 총 5000억원을 투자할 것을 요구했으나 업체들은 서비스품질, 시장성 등을 내세워 최소화를 요구했다. 결국 총 투자비에서 정통부의 요구를 수용하고, 투자시기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선에서 얘기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우리 의지와 관계없이 실제로 단말기 개발상황이 늦다"며 "제조업체들은 서비스 내용을 반영할 단말기를 빨라야 3분기말에나 가능하다고 털어놓고 있다"고 전했다. 어쨌든 정통부는 WCDMA 활성화를 위해 보조금 지급 등 제도적인 뒷받침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법으로 금지된 보조금 지급제한이 3년이어서 내후년에 풀린다"며 "이때는 WCDMA 보조금 허용한도를 더 낮춰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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