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글로벌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EL)에 대해 중국 시장의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실적 변동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반기에도 드라마틱한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만큼 당분간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9일 FN가이드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의 심지현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에스티로더의 2023회계연도 3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11.5% 감소한 37억6000만달러로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주당순이익(EPS)은 0.47달러로 예상치(0.51달러)를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 하이난 지역의 높은 재고와 중국과 한국에서 국제선 운항이 예상보다 둔하게 증가하면서 매출이 역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에스티로더는 화장품(색조), 스킨케어, 향수, 헤어케어 등의 제품을 제조 및 판매하는 글로벌 최대 화장품 기업 중 한 곳으로 세계 150여국에 진출해 있다. 에스티로더와 클리니크, 바비브라운, 맥(MAC), 조말론 등 25개 이상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에스티로더는 이번 실적발표에서 연간 매출성장률 가이던스를 -10~-12%로 제시했다. 이는 이전 가이던스(-5~-7%) 및 시장예상치(-6.1%)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EPS 가이던스 역시 4.87~5.02달러에서 2.62~2.76달러로 대폭 낮췄다.
심지현 애널리스트는 “중국 시장의 회복이 더딘 것은 팬데믹 이전부터 실적 변동성이 커졌고, 수익성이 높은 스킨케어 부문이 중국 압력으로 상당폭 축소된 점, 상대적으로 프로세스가 긴 공급망 영향 등이 가중됐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실적 변동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연간 실적 가이던스 하향은 다음 분기의 부진을 가리킨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하반기 전체의 회복이 더디거나 회복 가시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브랜드 가치에 따른 장기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고하지만 본격적인 턴어라운드 신호를 확인하고 진입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부분을 반영해 단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