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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독일 당국은 터키에 긴급 금융지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과 유럽 당국 관계자들은 터키의 경제 위기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한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어떤 형태의 지원이 될지는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지원 방법은 유로존 부채 위기 때 지원됐던 구제금융부터 국영 개발은행의 특별 대출, 쌍방 지원 등 다양한 방식이 가능한 상태다.
특히 독일이 직접 나서는 이유는 터키 경제 위기로 경제 악영향뿐 아니라 중동 지역의 위기감이 고조되면 독일로 이민자들이 몰려오는 것에 대한 우려도 크기 때문이라고 WSJ은 해석했다.
독일 뿐 아니라 다른 유럽 관계자들도 터키에 대한 우려가 큰 상태다. 프랑스의 브뤼노 르 메르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 “터키의 경제 회복 노력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터키에 대한 지원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이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터키와 비슷한 문제를 겪은 아르헨티나의 경우, 경제 규모가 훨씬 작음에도 지난 6월에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500억달러를 지원받은 바 있다.
이같은 유럽 측의 행보는 미국의 의도와는 반대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 구금 문제를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 터키를 향해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터키와의 협상에서 “양보는 없을 것”이라며 “터키의 행동은 매우 슬픈 일이고, 나는 그들이 끔찍한 실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93년 터키에 입국한 브런슨 목사는 2010년부터 서부 이즈미르에서 교회를 이끌어오다 2016년 10월 테러조직 지원과 간첩죄로 구속된 뒤 현재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브런슨 목사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대규모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은 이와 관련한 조치로 터키 정부의 법무장관과 내무장관을 제재 대상에 올렸고, 이어 관세율을 인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