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지난달 매각적격후보(숏리스트)를 추리고 실사 작업에 돌입한 폴라리스쉬핑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글로벌 원매자들이 매각 의지를 밝힌 가운데, 최근 1조1000억원 규모 에어퍼스트 지분 투자에 나선 블랙록(Blackrock)과 일본 최대 해운사 상선미쓰이(MOL)가 숏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폴라리스쉬핑은 본입찰을 거쳐 3분기 내 매각 작업을 끝낸다는 방침이다.
| 중견 벌크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이 숏리스트를 추리고 본격적인 실사에 돌입한다. 325,000 DWT급 VLOC 4호선 (사진=폴라리스 쉬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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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폴라리스쉬핑 매각 작업은 실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숏리스트로 선정된 국내 외 SI(전략적투자자)와 FI(재무적투자자) 경영진이 지난주까지 서울에서 열린 PT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투자자는 IB와 법무·회계 법인 등 자문단 진용을 갖추고 실사 작업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 4월 예비 입찰에 십수 곳 넘는 원매자들이 참여한 폴라리스쉬핑은 지난달 숏리스트 5곳을 확정하고 실사에 돌입했다. 숏리스트 5곳에는 국내 외 해운사 및 해외 인프라펀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최근 에어퍼스트 지분 투자에 1조1000억원을 투자한 블랙록이 숏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캐시카우(현금창출)가 장점인 매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기조가 폴라리스쉬핑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일본 최대 해운사 상선미쓰이(MOL) 등 일본·중국계 대형 해운사들이 숏리스트에 올라 실사를 마쳤다.
원매자들은 폴라리스쉬핑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폴라리스쉬핑의 주 매출은 장기전용선 계약에서 발생한다. 장기전용선계약은 계약 기간 고정된 운임과 함께 일부 비용을 화주로부터 보전받아 업황에 영향받지 않고 안정적인 마진이 보장되는 구조다. 주요 화주로는 세계 최대 철광석 수출업체인 발레(VALE)를 비롯해 포스코(POSCO), 한국전력공사 등과 20여년 가까이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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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높은 부채비율이 매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제적인 신조선 도입에 따른 자본적 지출(CAPEX)이 반영된 것이라는 매각 측 설명에 수긍하는 분위기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폴라리스쉬핑은 2017년 발레(Vale)와 25년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고 계약 수행에 투입하기 위한 초대형 광석운반선(VLOC) 18척을 현대중공업에 발주했다. 신조선 도입 과정에서 평균 선박 연령을 경쟁 벌크선사들의 절반 수준인 약 5년으로 대폭 감축했다. 인수 이후 특별한 추가 투자가 필요 없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 셈이다. 최근 업계 안팎에서 불거진 국적선사 해외 매각 제한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폴라리스쉬핑은 7월 본입찰을 거쳐 올해 3분기쯤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폴라리스쉬핑은 HMM, 현대LNG해운 등 대형 해운사들이 M&A 시장에 나온 상황에서 속도감 있게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폴라리스쉬핑 매각 결과에 따라 여파 해운사 매각 작업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