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이끈 '6시간의 기적'

전날 오후 9시 장제원-이태규 라인 재가동 단일화 취지 공감
尹·安, 토론 끝나고 장제원 매형 집서 자정쯤 만나
2시간 30분 회동 뒤 장제원·이태규 합의문 작성
  • 등록 2022-03-03 오전 11:40:02

    수정 2022-03-03 오전 11:40:02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단일하는 ‘극적’이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윤 후보가 ‘결렬 통보를 받았다’고 기자회견에 나서며 양측 간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안 후보는 선거유세에서 윤 후보는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TV토론이 있던 2일 저녁 9시부터 3일 새벽 3시까지 약 6시간 만에 그동안의 갈등을 봉합하고 단일화라는 결실을 맺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단일화의 과정을 시간별로 살펴보면 우선 전날 오후 9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이 만나 단일화 취지에 공감했다. 장제원-이태규 라인은 양측의 단일화 협상 테이블 중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곳으로 막판에는 전권을 위임받기도 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 측은 전권을 위임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장제원-이태규 라인이 가동되고 있을 때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마지막 법정 TV토론회에 참석하고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두 후보는 회동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양측이 모두 함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두 후보는 TV토론회에 끝나고 각자 돌아섰다. 안 후보가 2일 오후 10시쯤 마지막 TV토론회를 끝내고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로 이동해 이 본부장과 대화를 나눴고, 장 의원은 윤 후보가 TV토론회 이후 촬영을 위해 이동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스튜디오를 찾아 회동 계획을 전했다. 이어 윤 후보와 안 후보, 장 의원, 이 본부장이 3일 0시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장 의원의 매형 집에 모여 회동을 했다. 양측은 보안 유지를 위해 경호원을 대동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두 후보는 2시간 30분 가량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서로 쌓여 있던 오해와 앙금을 푼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간 회동에 배석했던 장 의원과 이 본부장이 회동 직후 그 자리에 남아 간략한 공동선언문을 작성했다.

이날 회동 장소로 정해진 장 의원의 매형 집은 성광제 카이스트 교수의 자택이다. 성 교수는 안 후보가 카이스트 재직 시절부터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 의원이 전권을 위임받아 이 본부장과 단일화 협상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안철수와 윤석열 두 사람은 오늘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 교체, 즉 ‘더 좋은 정권 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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