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억원들인 외국인임대아파트 편의시설 가동률 '0'

서초 우면2지구에 10개동 178가구 조성.."준공 후 2년간 한 번도 이용못해"
  • 등록 2014-11-24 오후 3:14:24

    수정 2014-11-24 오후 5:45:20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서울시가 43억원을 들인 외국인임대아파트 내 편의시설이 준공 후 2년 동안 단 한 번도 이용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서울시의회 김기대 새정치민주연합의원에 따르면 SH공사는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의 지시로 서울 서초동 우면 2지구(우면동 297번지)에 외국인 임대아파트 10개 동 178가구를 건설했다.

2004년 이명박 전 시장은 외국인이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경쟁력 있는 도시환경을 조성해 외국자본의 투자유치를 촉진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시중 임대료보다 저렴한 가격의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2005년 우면동 일대 대규모 그린벨트를 해제했고 우면2지구 보금자리주택지구를 지정했다. 오세훈 전 시장 재임 시절인 2009년에는 수영장, 골프연습장, 휘트니스센터 등의 편의시설을 대폭 추가하면서 공사비가 약 65억원 증가했다.

김기대 의원은 “당시 외국인 임대아파트 단지인 2지구 1단지는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이 나는 시점에 일반 시민을 위한용도(국민임대주택)였다”며 “하지만 사업을 진행하면서 그 용도는 외국인을 위한 목적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2012년 외국인 입주신청을 받았지만 11가구만 신청해 미달됐고 결국 나머지 물량은 내국인을 대상으로 분양과 장기 전세로 전환했다. 178가구 중 분양은 90가구, 임대는 88가구였다. 분양 가구들은 애초 약속대로 SH공사가 보조금을 지급해 편의시설을 운영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공사는 분양 비중이 높으니 주민이 알아서 이용하라는 의견을 냈다.

해당 단지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해 11월 이후 매달 개최되면서 편의시설 운영 방안을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수영장을 제외한 편의시설을 모두 이용하면 한 달 운영비만 약 8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리비 부담 문제로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김 의원은 “총 공사비 43억 원의 편의시설을 갖춘 외국인 임대단지는 준공 후 2년이 지난 현재까지 가동 한 번 못하고 있다”며 “약 1000억 원에 달하는 혈세로 외국인들은 위한 시설을 만들었지만, 제대로 활용을 못 하는 만큼 SH공사와 서울시는 신속히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SH공사가 서울 서초동 우면 2지구에 지은 외국인 임대아파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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