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훈의 글로벌뷰)미국과 UN의 2차 결의안

  • 등록 2003-02-21 오후 5:42:11

    수정 2003-02-21 오후 5:42:11

[edaily 유용훈기자] 이라크 사태와 관련, 미국과 유럽국들간 마찰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이 다음주 중 UN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2차 결의안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지며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이 새로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전쟁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은 빠르면 내주 초 이라크가 UN의 1차 결의안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material breach)’했다는 내용을 담은 2차 결의안을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초안이 이미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간 전화통화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UN규정상 결의안이 UN안보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9개국 이상이 찬성해야 하며,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들의 반대가 전혀 없어야 한다. 따라서 국세사회는 UN안보리 15개 회원국중 찬성표를 던질 국가들 못지않게 거부권(veto)을 갖고있는 상임이사국 중 전쟁 반대를 강력히 주장해온 프랑스의 거부권 행사여부에도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외교 전문가들은 우선 미국이 제출할 2차 결의안에 대한 안보리 투표 시기와 관련, 한스 블릭스 UN무기사찰단의 3차 보고가 있게 될 3월1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그리고 이 보고서에서 보다 확실한 증거나 이라크의 비협조가 지적되기 전에는 회원국들의 결의안 지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이를 두고 미국과 유럽간에는 분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군사제재를 기정 사실화하고 있는 반면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은 전쟁 반대와 사찰기간 연장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 까지는 프랑스나 러시아가 거부권 행사 의지를 분명히 하고있다. 이런 가운데 20일(현지시간) UN무기사찰단은 이라크가 사찰 활동에 충분히 협력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 보고서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사회의 외교 및 군사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국이 오랜 시간을 기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군사 전문가들은 계절적 요인을 들며 3월 중순까지는 군사행동이 시작될 것이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미국이 UN안보리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경우에도 독자적인 전쟁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미 수 차례 걸쳐 UN이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독자적인 연합군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을 강력히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에서 UN과 같은 국제사회의 지지는 아주 중요하다.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의 명분을 얻을뿐 아니라 막대한 전쟁비용을 분담할 수 있는 실질적인 실리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UN안보리의 결의안 투표 결과는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초미 관심사가 되고 있으며, 미국의 전략 또한 관심거리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지는 21일자에서 미국은 1차적으로 15개 안보리 회원국중 중립성향의 6개 비상임이사국을 설득, 안보리 통과에 필요한 9개국 이상의 찬성표를 획득한 다음 거부권을 갖고있는 프랑스와 러시아, 중국 등을 설득, 기권토록 한다는 전략을 갖고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또 현재 영국은 무장해제와 관련, 분명한 최종시한을 담기를 원하지만 미국은 이를 주저하는 것으로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과 영국의 군사행동을 지지하는 안보리 회원국으로는 불가리아와 스페인을 꼽았다. 반면 전쟁을 반대하고 무기사찰 연장을 주장하는 국가로는 거부권을 가진 프랑스와 러시아, 중국 외에 비상임이사국으로 독일, 시리아를 지목했다. 그리고 나머지 6개국인 앙골라와 기니아, 카메룬, 멕시코, 칠레, 파키스탄등은 동요하고 있는 국가로 구분했다. 따라서 미국은 1차적으로 이들 6개국중 5개국 이상을 설득, 안보리 통과에 필요한 9개국의 찬성표를 이끌어 낸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프랑스와 아프리카 45개국 정상들은 20일 프랑스에서 열린 프랑스-아프리카 정상회담에서 전쟁 반대 성명을 발표했으며, 이중에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앙골라와 기니아, 카메룬 등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의 전략이 쉽게 통하지 않을 것이란 이유가 여기 있다. 한 외교 전문가는 UN안보리가 이제 종착역을 향해 가고있다고 밝히고 비상임이사국들이 양 진영으로부터 설득 당하고 있지만 오히려 단순하게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람들은 사담 후세인을 싫어하지만, 그 사람들이 후세인 보다는 전쟁을 더 싫어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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